<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액티브펀드가 패시브펀드 대비 3배나 높은 보수를 받음에도 더 낮은 수익률을 내고 있어 효용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시장 상황에 따라 직접 운용하는 펀드이며, 패시브펀드는 코스피 등 벤치마크 지수를 편입하고 매니저의 별도 운용 없이 지수 등락에 수익률이 연동하는 펀드다. 

 

■ 조정장에 강하다더니…액티브, 패시브 수익률 절반

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액티브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1.60%로, 패시브주식형펀드(17.05%)보다 1.4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건으로 △6개월 △연초이후 △3년 △5년 수익률을 비교해도 모두 패시브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액티브펀드 평균 수익률보다 높았다.

개별 상품을 비교하면 수익률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진다. 국내 펀드 수익률 현황을 살펴보면 1년 수익률 상위 1위부터 6위까지가 모두 패시브펀드다. 

패시브펀드 중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미래에셋TIGER의료기기 ETF로 지난달 30일 기준 1년 수익률이 91.18%다. 같은 날 액티브펀드(A클래스)를 살펴보면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펀드로 수익률 55.37%를 기록했다. 

■ 패시브화 된 액티브펀드…수수료 3배 더 ↑

문제는 액티브펀드의 펀드 보수가 패시브펀드 보다 3배가량 더 높다는 점이다. 액티브펀드는 펀드 특성상 펀드매니저가 직접 운용을 한다는 점에서 별도의 운용이 필요 없는 패시브펀드에 비해 보수가 높게 책정된다. 

실제 대부분의 액티브펀드 보수는 1~2% 수준에서 책정되고 있다. 보수가 높은 펀드는 2%이상에서 책정되기도 한다. 반면 패시브펀드의 보수는 0.4~0.45% 수준으로 정해진다.

액티브펀드가 패시브화 하며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액티브펀드는 시장 조정국면에서 패시브 대비 우위를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 등 변동장세에도 불구하고 액티브펀드가 선방하지 못했다. 

삼성증권 전균 수석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액티브펀드는 패시브펀드보다 열위의 성적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로 인한 변동성 국면에서 액티브의 운용능력과 위험관리 능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코로나 발 시장 급락에 액티브펀드와 패시브펀드는 동반 하락하다가, 2분기 들어 시장 반등국면에서 패시브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전 위원은 이를 액티브펀드가 패시브화 된 결과로 풀이했다. 액티브펀드가 패시브펀드와 같이 벤치마크 추종이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액티브펀드가 높은 보수에도 패시브보다 더 낮은 수익률을 내고 있어 보수 적정성 문제가 제기된다”며 “투자자 입장선 펀드매니저의 운용 역량 등 사후 펀드 관리 등을 고려해 액티브펀드 가입을 하지만, 현재 비용에 대한 효용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과거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컸기에 액티브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는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의 비대칭성이 낮아진 상황으로 액티브펀드의 경쟁력이 낮아졌다”며 “덩달아 펀드매니저의 역할과 비용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 등 더 많은 자원을 투여해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기 위한 목적의 펀드를 운영하는 것으로, 비용적 측면에서는 별도의 운용이 필요 없는 패시브가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액티브펀드 성과가 잘 나오면 합리적으로 볼 수 있지만, 현재 패시브에서 성과가 더 잘 나오기 때문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러 문제가 제기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펀드 보수는 시장 논리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액티브펀드의 보수가 마냥 높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펀드의 가치에 따라 시장이 알아서 보수를 결정할 것”이라며 “액티브 펀드가 자원을 활용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새로운 분석툴을 연구하거나, 새로운 정보에 대한 연구와 접근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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