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부 박상현 전문위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재차 1만4000달러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대비 약 90% 이상 폭등했고 지난달에만 28% 가까이 급등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 즉 다시 주목을 받는 이유는 글로벌 유동성 화폐와 달러 약세 영향도 있지만 가상 혹은 디지털 화폐와 관련된 몇 가지 긍정적 뉴스 때문이다.

첫째, 글로벌 간편 결제서비스 업체인 페이팔(Paypal)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결제와 거래를 지원한다는 소식이다. 페이팔에 따르면 온라인 지갑을 통해 디지털 화폐를 사고팔고 그리고 보관할 수 있는 동시에 내년 초부터 2600만 가지 상품구매에 가상 자산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이팔의 이번 조치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이 활성화와 더불어 페이팔의 가상화폐 시장 진출로 가상화폐 시장에 기관투자자 유입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확산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위 핀테크 시장 확대에 이바지 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JP 모건의 가상화폐에 대한 낙관론과 가상화폐 시장 진출이다. JP모건은 비트코인이 대안 자산으로 금과 경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자산으로 평가했다.

또 대기업들의 비트코인 채택이 증가함에 따라 가상자산과 금과의 격차가 빠른 시일 내 좁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의 잠재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더욱이 JP모건은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인 ‘JPM코인’을 금주 처음으로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셋째, 중국이 전세계 최초로 공식 디지털 화폐 발행에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인민은행은 실물 형태가 아닌 디지털 형식의 위안화도 법정화폐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인민은행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중국은 전세계 최초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발행하는 첫 국가가 될 공산이 높아졌다.

디지털 화폐, 즉 CBDC는 전통적 중앙은행 화폐와 마찬가지로 국가가 가치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는 다른 제도권 화폐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인민은행은 디지털 화폐를 궁극적으로는 국제 무역과 각종 결제 업무에서 디지털 화폐를 사용할 계획이다.

가상화폐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지만, 투기적 요인 등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의 추가 랠리를 예측하기 어렵고 투자에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다만, 지난 2017년 말~2018년 초 가상화폐 투자 광풍과는 다른 측면이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가상화폐 가격 상승은 투기적 요인이 강했지만, 이번 랠리는 가상(=디지털) 화폐의 사용 보편화, 즉 디지털 경제에 대한 기대에 기댄 랠리 성격이 강하다.

디지털화가 경제, 산업 및 제반 활동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고,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어찌 보면 가상 화폐가 일상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역으로 가상 화폐 사용이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특히, 미국과의 기술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국 정부가 기술 자립을 목표로 한 쌍순환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등 디지털 경제 및 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디지털 화폐의 도입은 중국 경제의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탄력을 높일 것이다.

한편, 가상 화폐 사용 보편화 및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도입은 궁극적으로 달러화 위상 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글로벌 결제의 상당 부분이 가상 화폐 혹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로 대체될 경우 달러화 체제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혁신 사이클에 가상(=디지털) 화폐가 중심에 서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