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불완전판매 이슈에 올 상반기 수수료익 급감
고액자산가 고객 유치 집중…"기반부터 다져야" 지적도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은행들이 해외여행 감소, 내수 부진,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등으로 수수료 이익이 급감하자 대응책으로 기대 수익률이 높은 고액자산가 모시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올해 상반기 수수료 이익은 2조9632억원으로 전년동기(2조9107억원) 대비 525억원(1.80%)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수은행과 지방은행은 코로나19 관련 대출 확대로 인한 지급보증료와 프로젝트파이낸싱 실적 증가로 전년동기 보다 각각 913억원(0.29%), 590억원(44.05%) 늘었으나 시중은행의 감소 폭이 컸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수수료 이익은 1조7973억원으로 전년동기(1조8960억원) 대비 988억원(-5.21%) 줄어들었다.

시중은행의 수수료 이익은 지점과 금융자동화기기(ATM)망을 활용한 환전·송금 수수료와 펀드·신탁 판매 수수료 비중이 큰데, 코로나19 사태와 부실판매 이슈로 인한 비예금 금융상품 판매 관련 규제 강화 영향에 타격을 받았다.

이에 은행들은 프라이빗뱅킹(PB) 영업을 통한 ‘통 큰 수익’을 노리며 풍부한 여유자금을 가지고 있는 고액자산가 확보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라이빗뱅킹(PB) 업무와 기업 투자금융(CIB) 업무를 결합한 PCIB 서비스를 제공하는 센터 1호점을 개점했다. 고객 대상군은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개인·법인고객으로, 현재 자산관리 VVIP 기준인 금융자산 10억원 이상보다 3배 이상 높였다.

IBK기업은행도 고액자산가 및 법인고객을 겨냥해 세무·부동산·금융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맞춤형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자산관리서비스 ‘IBK퍼스트클래스’를 이달 새롭게 선보였다.

신한은행의 경우 해외 자산관리 시장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베트남 은행권 최초로 고액자산가 자산관리를 전담하는 영업점을 개설했다. 주 고객은 현지인, 베트남 주재 한국인, 외국인으로 현지화 전략과 그룹 차원의 인프라를 활용한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며 매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산가가 150명씩 증가 중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이 관리하는 개인 고객 자산은 지난달 말 기준 6억8000만달러(약 7691억원)로, 지난 2017년 ANZ은행 리테일 부문을 인수한 직후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이 경제성장으로 자산가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현지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영업점을 기존 31개에서 전 영업점(38개)으로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선 은행이 수수료 이익 기반을 안정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고액자산가들만을 쫓기보단 일반 고객 대상의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신뢰 회복 등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급보증료 수입, 신탁계정중도해지수수료, 유가증권대여료 등 코로나19 여파에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일부 수익원이 정상수준으로 돌아올 경우 은행의 수수료 이익 감소 추세가 더 가파질 것”이라며 “은행의 수수료 이익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액자산가 고객 확보에만 열 올리지 말고, 수수료 익이 급감의 가장 큰 원인인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온라인 채널 편의성과 오프라인 채널 전문성 전문성 향상을 통한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