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자금 5146억원 중 401억~783억만 회수
공공이관 매출채권 대신 주식·부동산PF 투자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옵티머스 펀드의 실사 결과 손실율이 최대 92%로 드러났다. 

당초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는 운용 계획서와는 달리 실제로는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과 주식, 비상장사 채권에 투자했으며 이들 투자금 대부분은 손실처리가 불가피하게 됐다. 

11일 금융감독원이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실사 결과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자산 예상 회수율이 7.8~15.2%에 그쳤다. 

총 46개 펀드 잔액 5146억원(7월 7일 기준) 중 최소 401억원에서 최대 783억원밖에 건질 수 없다는 얘기다.

펀드설정액 5146억원 중 실제 투자가 이뤄진 금액은 3515억원이었다. 이 투자금 마저도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주식, 부동산PF, 비상장사 채권에 대부분 투자됐다. 

삼일회계법인은 투자금인 3515억원에 대해 회수가능성에 따라 세 단계(A·B·C)로 등급을 구분했다. 이 중 회수가 의문시되는 C등급이 2927억원(83.3%)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전액 회수 가능한 A등급(45억원)과 일부 회수 가능한 B등급(543억원)은 16.7%에 불과했다.

특히 상장기업에 투자한 자금은 증발 가능성이 크다. 

상장회사 경영권 인수 등 8곳에 투자된 1370억원은 최소 24억원에서 최대 119억원만 겨우 건질 수 있게 됐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상장기업에 1226억원, 비상장기업에 144억원을 투자했지만 상장기업 대부분이 상장폐지됐거나 거래 정지 중이어서다.

부동산PF 투자에 대한 손실도 컸다. 총 26개의 PF사업에 1277억원을 투자했지만 회수예상금액은 100억원~342억원 사이로 1000억원 가량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들은 중고차매매단지에 159억원을 투자하는 등 개발을 위한 인허가가 승인되지 않았거나 잔금 등의 미지급으로 진행이 지체된 사업에 687억원을 투자했다.

비상장기업에 투자한 채권 724억원도 대부분 손실이다. 724억원 가운데 63억원~96억원 사이의 회수가 예상됐다. 

이는 라임자산운용 실사 결과보다 처참한 수준이다. 앞서 라임자산운용 실사에선 국내 투자 모펀드 테티스 2호의 회수율이 58~79%, 플루토 FI D-1호는 50~68%로 각각 파악됐다. 

나머지 금액은 횡령, 돌려막기 등으로 실사를 할 수 없고, 현금.예금이나 타운용사 이관 펀드는 제외됐다.

자산별 회수예상가액을 고려할 때 펀드 잔액(5146억원) 기준 예상 회수율은 최소 7.8%(401억원)에서 최대 15.2%(783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투자자 구제를 위해 펀드이관 방안 등을 논의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향후 자산회수 극대화를 위해서는 책임 있는 주체가 펀드관리 및 회수작업을 진행해야 하고, 현행 관리인 체제를 장기간 지속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펀드 이해관계자들 간 자율적인 논의를 통해 펀드이관 방안 등을 마련하도록 유도하겠다”며 “상식적인 선에서 제일 많이 판 곳이 제일 많이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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