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과 8000억 규모 투자계약 체결
통합 국적항공사 출범…경쟁력 강화 도모

거래구조도. (이미지= KDB산업은행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KDB산업은행이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추진을 위해 한진칼과 총 800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한다.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2조5000억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1조5000억원)와 영구채(3000억원)로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되는 동시에 유동성 문제를 해결, 양대 국적항공사의 원활한 통합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간 글로벌 항공산업 경쟁 심화와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 구조재편 등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 노력 없이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국내 국적항공사의 경영 정상화가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지난 20년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국가, 항공사 규모를 불문하고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고자 항공사 통폐합이 활발히 진행돼 인구 1억명 이상의 국가와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이 ‘1국가 1국적항공사 체제’로 재편됐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일본, 미국 및 중국 등에서 항공사 간 통합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탄생할 통합 국적항공사는 글로벌 항공산업 내 10위권 수준의 위상과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실제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 및 화물 운송 실적 기준 대한항공 19위, 아시아나항공 29위로, 양사 운송량 단순 합산 시 세계 7위권으로 상승한다.

글로벌 허브 공항인 인천공항 Slot(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사와 조인트벤처(JV) 확대, 신규노선 개발, 해외 환승수요 유치 등을 통해 외형 성장 및 규모의 경제 실현을 꾀할 계획이다.

또 노선 운영 합리화, 운영비용 절감, 이자비용 축소 등 통합 시너지 창출을 통해 수익성 제고는 물론, 대한항공 유상증자 시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 직접 유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 항공산업 정상화를 위해 소요되는 정책자금 투입 규모도 최소화할 수 있다.

운항스케줄과 연결편 개선, 노선 확대, 마일리지 통합 등 국내 항공 소비자의 편익 향상 효과도 기대된다.

저비용항공사(LCC) 3사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단계적 통합으로 국내 LCC 시장 재편과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한 세컨드 허브(Second Hub) 구축 및 통합 후 여유 기재를 활용한 지방공항 출도착 노선 확장 등 지역경제 활성화도 꾀한다.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양사 통합작업이 원활히 이행될 수 있도록 경영평가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한진그룹은 책임경영을, 산업은행은 건전경영 감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한편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거래 당사자로서 투자합의서 등 계약상 권리·의무의 주체가 돼 향후 경영권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통합작업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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