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에서 처분익 비중 생보 62%·손보 87% 육박
보유계약 손실 덜고, 신계약가치 극대화 필요도

(자료=보험연구원)
(자료=보험연구원)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에서 채권 처분이익 비중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대체투자 확대 등을 통해 이익구조를 건강하게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6일 보험연구원이 ‘제로금리시대, 보험산업의 영향과 과제’를 주제로 온라인으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노건협 연구위원은 ‘보험산업의 수익성과 대응방안’에 대해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보험사들은 최근 금리하락에 따라 채권을 매각하면서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매도가능금융자산 처분이익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생보사가 62%, 손보사가 87%였다.

자산 처분이익이 없었다면 지난해 기준 생보사의 당기순이익은 3조1000억원이 아닌 1조2000억원이다.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2000억원이 아닌 3000억원으로 급감하게 된다. 보험영업에서 손실이 난 부분의 일정 부분을 투자 이익으로 상쇄하고 있는 거다.

노 연구위원은 "자산듀레이션 확대를 위한 채권 교체매매로 일정부분 매각도 필요하겠지만 과도한 매각은 미래의 이익을 앞당겨 실현하는 것"이라며 "이는 보험산업의 이익구조가 건강하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노 연구위원은 자산 매각을 통한 단기이익 실현보다는 회사채나 대체투자 등의 비중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내 보험사가 가진 채권 비중은 국고채 41%, 회사채 6% 수준인데 유럽 보험사들은 국고채 비중이 30%, 회사채 비중이 28%다"며 "새 건전성 제도 하에서 대체투자는 주식 대비 낮은 위험계수가 적용돼 보험사가 투자대상 자산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사례를 들어 공동재보험이나 계약이전 제도로 보유계약가치 하락을 방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 하락에 따른 운용자산이익률 감소로 보험사의 보유계약 가치는 줄고 있다.

노 연구위원은 “대만 알리안츠는 차이나라이프에 고금리 계약을 이전한 바 있는데 이후 알리안츠는 영업이익 증대, 차이나라이프는 고객기반 확대로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라며 “또 벨기에 생보사들은 과거 판매한 저축성보험의 금리 부담을 덜기위해 해지환급금의 10~30%를 프리미엄으로 제시해 계약재매입을 실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감소된 보유계약가치는 신계약 판매를 통해 유지된다. 때문에 보험사들이 변액보험과 같은 수익성 높은 상품으로 신계약가치를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영국, 독일 등 유럽의 경우 저금리 장기화에 따라 변액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다. 다만 유럽의 변액보험은 국내와 달리 보증옵션이 많지 않다. 노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사들이 보증옵션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성 높은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내 보험사들의 순이익은 지난 2017년 이후 급감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년 전보다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라며 “시장 투자자의 요구이익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보험사가 이 같은 전략으로 두 배 가까운 이익을 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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