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천정부지…4대 금융지주와 어깨 나란히
미래 성장 기대로 첫 가치평가서 PER 5배 인정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뱅크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국내외 다수 증권사를 상대로 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IPO 주관사 선정 입찰제안서를 배부했다.

후보군에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등 해외 유수 증권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는 IPO에 앞서 지난달 27일(7500억원)과 지난 17일(2500억원)에 걸쳐 총 1조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유상증자 완료 후 카카오뱅크의 올 연말 예상 납입자본은 2조8256억원이며 총자산은 25조원대로 늘어난다.

증권사에서 추정하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세이프박스, 26주 적금, 모임통장, 비대면 전월세 보증금 대출 등 기존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로 언택트(Untact) 금융의 독보적 위치를 인정받고 있어서다.

또 출범 3년 만인 지난해 말, 흑자전환에 성공한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600% 증가한 406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상승세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토대로 카카오뱅크는 첫 외부 기업가치 평가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 5배를 인정받았다. 현재 국내 4대 금융주의 평균 PBR이 0.3배 수준인 것과 비교해 상당한 격차다.

증권사에서 산출한 카카오뱅크의 예상 시가총액은 8조6000억~10조원이다. 순자산 규모가 15~20배 이상 차이나는 하나금융(9조8000억원), 우리금융(6조9000억원), 기업은행(6조3000억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은행권 메기에서 공룡으로 거듭난 카카오뱅크의 상장은 금융주 섹터에 수급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며 “전통 은행주의 대체투자처로 인식될 공산이 크고, 기존 은행의 시가총액이 잠식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과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비상장투자가 과열된 점은 부담이다. 비싼 공모주를 받아든 개인과 기관이 가격거품이 사라지기 전 차익실현 물량을 단기간에 내놓으면 상장 초기 주가가 ‘최고점’으로 그치고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

현재(18일 기준) 카카오뱅크는 장외주식시장에서 1주당 8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발행주식수(3억7573만6442주)으로 단순 계산 시 시총만 33조650억원에 달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로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지만, 향후 가계대출 규제 속 대출성장 지속 여부, 자산건전성 관리 능력, 금융주의 낮은 벨류에이션 등으로 상장 시 가치변동 폭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 상장한 인터넷은행의 경우 과거 PBR이 4배에서 최근 1.5배까지 떨어지기도 했다”며 “카카오뱅크가 증시 상장 이후에도 기존 은행권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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