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比 5배 이상…예대율 관리차원
은행 3분기 평균 예대율 99.3% 달해

국내 은행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현황. (표=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금 비율) 관리에 비상등이 켜진 은행들이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9일 1600억원의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표면금리는 1.5%, 5년물이다. SC제일은행은 전달 16일에도 2500억원의 커버드본드를 찍은 바 있다.

이 밖에도 올해 하반기 원화 커버드본드를 Sh수협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3200억원, 3000억원 규모로 발행해 1조원을 넘어섰다. 상반기에는 우리은행(2000억원) 한 곳에 그쳐 발행액이 5배 이상 차가 벌어졌다.

이로써 현시점 기준 원화 커버드본드는 누적 4조9500억원으로, 5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커버드본드는 금융회사가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같은 우량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으로, 안정성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금융당국은 전체 원화예수금의 1% 이내에서 커버드본드 발행액을 예금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이에 예대율이 규제 수준(100%)을 웃돌거나 턱밑까지 차오른 은행들이 대안으로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섰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출이 폭증한 가운데 제로금리 영향으로 예‧적금은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도입 예정이던 신 예대율 규제를 내년 6월로 유예했지만, 은행권은 현 예대율 규제 맞추기에도 급급해 하고 있다.

실제 올해 3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의 평균 예대율은 99.3%로 전 분기 말(98.8%)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연말에도 커버드본드 발행 건수는 늘어날 여지가 크다. 하나은행은 커버드본드 발행 시기를 엿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초 향후 5년간 2조원 한도의 커버드본드 발행 계획을 세우고 이사회 승인을 얻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수요에 따라 예수금 규모를 조절하고 있다”라며 “예‧적금 금리 인상이 어려운 만큼 커버드본드 발행 등 여러 안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외화 커버드본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급 변동성이 커져 금리 메리트가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5억유로(한화 약 6617억원)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하나은행도 내년 상반기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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