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호조…‘제2 부흥기’ 조짐
펀드판매 침체 분위기 전환 기대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예금만도 못한 수익률로 그동안 ‘깡통’ 취급받던 은행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이 글로벌 증시 활황과 세제 혜택 확대에 힘입어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

ISA는 한 계좌에 예금, 적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을 모두 담아 운용할 수 있는 종합계좌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초저금리 시대 개인의 재산 형성을 돕기 위한 상품으로 ISA를 도입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은행권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MP)의 누적수익률은 평균 11.78%로 집계됐다.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 이슈로 글로벌 증시가 하락함에 따라 전월(13.61%)보다 1.83%포인트 떨어졌으나, 전년 동월(7.77%)과 비교해선 4.01%포인트 늘었다.

유형별로 보면 지난 9월말 초저위험, 저위험 MP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49%, 1.94%로 전년 동월 대비 0.53%포인트, 0.39%포인트 줄었다.

반면 중위험, 고위험, 초고위험 MP의 경우 3.72%, 5.51%, 5.89%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보다 2.24%포인트, 4.36%포인트, 6.23%포인트 올랐다.

6개월 평균 수익률의 경우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초저위험 MP 평균 수익률은 0.73%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0.29%포인트 떨어졌으나 저위험(4.01%)과 중위험(9.78%), 고위험(14.91%), 초고위험(20.76%) MP 수익률은 각각 2.26%포인트, 7.59%포인트, 12.32%포인트, 18.13%포인트 급증했다.

수익률 호조세에 지난달 말 기준 은행 ISA 계좌당 평균가입 금액은 308만원으로 상품 출시 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출시 초기 계좌당 평균가입 금액은 34만원이었다.

연말정산 시즌을 앞두고 ISA에 관심을 두는 이들도 늘고 있다. ISA는 만기 인출 시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 비과세, 200만원 초과분은 9% 분리과세한다.

지난 7월, 정부는 내년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ISA 세제지원을 ‘무기한’으로 연장키로 했으며 가입 대상을 국내 성년 이상 모든 거주자로 확대했다.

또 현재 5년으로 설정된 의무가입기간을 3년으로 축소하고, 연간 2000만원으로 정해져 있는 투자 한도에 신축성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과거 주기적으로 나왔던 비과세 상품들이 일몰되면서 시장에 비과세 상품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ISA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ISA 부흥이 비이자부문 침체기를 겪고 있는 은행에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상황이 좋아지면서 수익률이 높아진 데다, 연말정산 시즌을 앞두고 세제 혜택을 기대하는 수요까지 더해지며 최근 ISA 가입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여행 감소, 내수 부진과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등으로 수수료 이익이 줄고 있는 상홍에서 ISA에 대한 관심이 반갑다”며 “고객의 손익을 중심으로 한 수수료 체계 개선, 가입 이벤트 실시 등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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