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전통사업 의존도 축소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은행들이 수익 확대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 나섰다. 성장이 정체된 전통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고자 금융 소비의 현 트렌드를 반영한 신시장을 개척해나가며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토지보상금 관련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담팀을 앞다퉈 꾸리고 있다.

올해 연말부터 내년까지 3기 신도시(남양주, 하남, 인천, 고양, 부천)를 중심으로 약 50조원 규모 토지보상이 예정된 것을 염두에 두고, 수십억원의 보상금을 받게 될 자산가와의 신규 거래 유치를 겨냥한 신설 조직이다.

은행들은 부동산 전문가와 세무사, 자산관리 전문위원, 감정평가사 등 자산관리(WM) 부문에 분산돼있던 인력 중 토지보상 분야에 특화된 이들을 차출해 별도의 팀을 새롭게 구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여기에 은행별 각기 다른 혜택을 가미해 차별점을 뒀다.

하나은행은 보상금을 받은 고객에 대해 우선 양도소득세 등 절세 전략과 이의신청 시 증액 여부와 관련한 법률 컨설팅, 감정평가의 적절성 등 사전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10억원 이상의 보상금을 일정 기간 예치하는 고객에게 양도소득세 신고비용을 지원하고, 채권 보상을 선택하는 고객에게는 우리종합금융과 연계해 채권할인 시 우대 할인율도 적용한다.

씨티은행은 토지보상 관련 상담 서비스와 함께 VIP 등급인 씨티골드 체험 서비스를 추가로 지원하고, Sh수협은행은 5억원 이상 보상자금을 3개월 이상 예치할 경우 양도세 신고를 무료로 대행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토지보상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일정 기간 예금 예치를 할 수도 있고, 금융투자상품이나 대출 상품으로 연계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토지보상과 관련한 종합 서비스를 기반으로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은행권 관심도 뜨겁다. 암호화폐, 게임 아이템, 디지털 운동화, 예술 작품, 부동산 수익증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디지털 자산의 범위가 확대되고 서비스들이 가시화되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평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한국은행 CBDC 발행을 대비해 LG CNS와 블록체인 기반 CBDC 플랫폼을 시범 구축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한국은행 CBDC의 발행, 유통, 충전, 결제, 환전, 정산 등 예상 시나리오에 대한 모델을 구축해 주요 기능을 검증하고 시중은행과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후 자금 흐름에 의해 발생하는 금융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한국디지털에셋(이하 KODA)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KODA는 KB국민은행과 해치랩스, 해시드가 함께 설립한 디지털자산 관리기업이다.

KB국민은행은 장기적으로 유무형 자산들이 디지털화되면 이들 자산의 안전한 보관, 거래 및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금융 수요가 생겨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실험을 통해 KODA를 디지털자산 시장의 은행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생태계를 만들면서 시장 참여자들과 혁신 서비스를 발굴해 성장 기회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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