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손보사 전환 위한
전속조직 분리에 힘실려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하나손해보험이 자회사형 보험대리점(GA) 사업에 진출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디지털 손해보험사로의 전환에 앞서 전속설계사 조직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손해보험은 전날 이사회에서 보험대리 및 중개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자회사 추가 안건을 통과시켰다.

자본금은 200억원이고 하나손보의 100% 자회사로 운영된다. 하나손보 측은 공시를 통해 “회사명 및 대표자 확정 시 추가 공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손보는 그간 내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자회사형 GA 설립의 타당성을 검토해왔다. 이번 이사회 승인으로 자회사형 GA 설립에 탄력이 붙게 됐다.

자회사형 GA란 보험사가 지분을 100% 보유한 외부 판매채널을 말한다. 최근 보험사들은 다양한 목적으로 자회사형 GA 설립에 나서는 추세다.

대형 보험사들은 저능률 설계사 재배치 등 인력관리와 비용절감 측면에서 자회사형 GA를 키우고 있다. 

삼성화재(삼성화재금융서비스)와 DB손해보험(DBMnS)이 설립한 자회사형 GA의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모회사 매출이 100%에 육박한다. 사실상 제2의 전속조직인 셈이다.

업계는 다이렉트(직판) 채널 중심의 보험사로의 전환을 위한 자회사형 GA 설립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나손보는 지난 3월 출범 당시 ‘생활 속 디지털 보험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모바일 기반으로 보험을 켰다 끌 수 있는 ‘온디맨드(주문형)형 보험’이나, 운행거리에 따라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퍼마일 보험’ 등도 예고됐다.

이러한 상품은 설계사를 통해 판매하는 보험과 달리 보장이 작고 보험료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설계사 조직을 운영하는데 드는 사업비 등을 많이 부가할 수 없는 상품인 셈이다.

현재 하나손보의 전속설계사는 200여명 수준으로 종합 손보사 가운데 가장 적은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검토 중이던 자회사형 GA 설립의 토대가 마련됐다”라며 “전속설계사를 자회사형 GA로 이동시키는 것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한화생명은 분리운영 중이던 자회사형 GA인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을 합병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전속설계사 조직을 자회사형 GA로 분리시키려는 목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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