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0 16:30 (화)
[응답하라, 우리술 177] 가향주의 신세계 연 ‘같이양조장’
[응답하라, 우리술 177] 가향주의 신세계 연 ‘같이양조장’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20.11.30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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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기본기에 독창성까지 입힌 서울 신예 양조장
칵테일과 람빅 느낌 주는 ‘연희민트’ ‘연희매화’ 출시
서울에 또 하나의 양조장이 들어섰다. 군 제대 이후 줄곧 술에 천착해온 최우택 대표가 연희동에 낸 ‘같이양조장’이다. 사진은 최 대표가 자신의 술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서울에 또 하나의 양조장이 들어섰다. 군 제대 이후 줄곧 술에 천착해온 최우택 대표가 연희동에 낸 ‘같이양조장’이다. 사진은 최 대표가 자신의 술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기본기가 탄탄하다. 학사장교 말년 시절부터 양조에 천착해 한국전통주연구소 등 3곳의 양조 전문 교육기관에서 양조를 배우고  대학원에서 양조학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

그 범위도 전통주, 맥주, 와인을 가리지 않았다.

3년 정도 술을 배우는 데 전념하다, ‘서로서로공방’에서 다시 5년 동안 양조 공방을 운영하면서 자신만의 술 세계를 그려내던 30대 청년이 술도가를 냈다.

최우택 ‘같이양조장’ 대표. 가양주 기반의 우리 술을 내는 술도가와 수제맥주 업계에서 최 대표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각종 양조대회에서 굵직한 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데다 양조교육이나 해외 술기행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이어진 인연의 가닥이 넓기 때문이다.

착실하게 쌓은 기본기에 다양한 술을 접하면서 얻었던 영감을 보탠 그는 이달에 ‘연희민트’와 ‘연희매화’라는 이름의 술로 결실을 봤다.

알코올 도수 9%의 단양주로 만들어진 연희민트는 새콤달콤하면서 민트향이 난다.

12%의 이양주인 연회매화는 약간의 신맛과 단맛이 어우러지면서 연한 체리향이 스쳐간다.

둘 다 어디선가 맛본 술들이다. 민트는 헤밍웨이가 즐겼던 칵테일 ‘모히토’, 그리고 매화는 크래프트맥주의 본향이라 불리는 벨기에의 람빅을 염두에 뒀단다.

여기에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연희유자’는 동양적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서도 시트러스한 향과 맛을 담아 인디아페일에일(IPA)을 연상시키도록 맛을 기획했다.

시음하면서 최 대표의 설명을 들으니, 맛의 경향성이 쉽게 이해가 된다. 쌀로 발효를 시켰지만 시음하는 술마다 독특한 캐릭터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한마디로 양주장 주인의 단단한 술 실력과 다양한 상상력이 연희동이라는 공간에서 제대로 결합한 것 같다.

‘같이양조장’에서 내는 ‘연희민트’와 ‘연희매화’. 각각 민트와 매화라는 부재료를 통해 막걸리에 새로운 맛을 보탰다. 젊은 감성이 듬뿍 담겨 있는 술들이다.
‘같이양조장’에서 내는 ‘연희민트’와 ‘연희매화’. 각각 민트와 매화라는 부재료를 통해 막걸리에 새로운 맛을 보탰다. 젊은 감성이 듬뿍 담겨 있는 술들이다.

최 대표가 연희동을 선택한 까닭은 다양성이었다고 한다.

성수나 문래동에도 젊은 층이 많아 양조장의 입지로 부족하진 않지만, 연희동만큼 다양한 문화가 있는 것 같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 대표가 꼽는 연희동의 특징은 대학가의 젊은 문화와 화교를 포함한 이국적인 분위기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

이런 문화적 독창성이 자신의 술을 담아낼 수 있는 좋은 그릇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래서 양조장의 로고도 6개의 색깔로 구성된 꽃이다. 거기에 맞춰 같이양조장에서 생산할 술도 6종.

이렇게 만든 술은 전통주점 및 일반음식점에 절반을 출하하고 나머지 절반은 양조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이름에서 느껴지겠지만, 같이양조장의 핵심 전략은 ‘직관’이다.

연희동에서 매화를 넣어 만들었다고 해서 ‘연희매화’라 이름을 지은 것처럼 술의 가격도 알코올 도수가 9도이면 9000원이다.

소비자가 쉽게 기억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마케팅의 관점을 철저히 고객에 맞추고 있다.
 
병의 라벨링에도 최 대표의 독창성이 담겨 있다. 투박한 막걸리 디자인이 아니라 부재료를 식물도감에 나오는 그림처럼 세밀하게 그린 뒤 그 색깔로 술의 특징을 부각시켰다.
 
여기에 ‘30대 양조자와 20대 디자이너’, 즉 청년들이 만들었다는 스토리를 담기 위해 디자인에 대한 저작권 개념도 적용했다고 한다.

일회성으로 디자인비용을 정산하는 것이 아니라 매출에 일정비율을 저작권료로 산정한 것이다.

인터뷰 내내 젊은 감성이 담긴 다양한 아이디어가 이어진다.

지역 상생을 위한 주변 상점들과의 협력은 물론 환경보호 및 고객 확보 차원의 빈병 회수 프로그램, 완성된 술의 칵테일 전략까지 지금까지 없었던 전략이 연희동 같이양조장에서 이어질 것이다.

연희동을 찾는 이유가 확실하게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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