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연말·연초 희망퇴직 단행 움직임
“판관비 지출 부담…예년보다 적은 규모 예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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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은행권에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고 있다. 언택트(비대면) 시대 가속화에 따른 오프라인 영업점 축소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은행들은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희망퇴직 신청 분위기를 위해 특별퇴직금 지급액을 예년 보다 높여야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으로 인한 운영비용 부담이 커 고심하는 모습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말·연초 희망퇴직 시행과 관련해 5대 시중은행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과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10년 이상 근무)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이달 중 노사 협의를 거쳐 이달 말 또는 내년 1월 중 희망퇴직 신청 관련 공고를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의 쟁점은 특별퇴직금을 둘러싸고 더 받으려는 노조와 덜 주려는 사측 간 이견 조율이다. 코로나19 타격이 심한 올해는 조율에 있어 양측 모두 더욱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노조는 경기불황에 재취업, 자영업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점에서 특별퇴직금을 예년 이상의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비대면 채널 활성화에 따른 영업점 수 감소,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올해 희망퇴직 규모를 키워야 하지만,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판매관리비 비용을 더 높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은 지난 2015~2018년 희망퇴직을 포함한 해고·명예퇴직급여로 연평균 9592억원을 지출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희망퇴직 접수를 끝낸 NH농협은행은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에게는 퇴직 당시 월평균 임금의 28개월치와 전직지원금 4000만원 및 농산물상품권 10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일반 직원에게는 최대 월평균 임금의 39개월치를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희망퇴직 당시(28개월치) 보다 약 1년치 월급이 더 얹어졌다. 여기에 농산물상품권 1000만원을 지급한다.

좋아진 조건에 이번 범농협 희망퇴직 신청 인원은 총 809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370명을 내보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올해 은행권 순이익 역성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상반기부터 판매관리비 상승률 억제를 단기적 목표로 잡았다. 특별퇴직금 지출은 마른 수건 쥐어짜기가 될 것”이라며 “업무 디지털전환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비용 문제로 전년대비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희망퇴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이 단행한 희망퇴직으로 1762명의 직원이 짐을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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