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전속조직 충원해 자사 GA 대형화
본사 상품개발·자산운용 집중해 비용 효율화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저금리·저성장으로 인한 이중고로 생명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를 활용한 제판(제조와 판매) 분리에 서두르는 모습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채널혁신추진단을 통해 내년 3월까지 자사 전속설계사 3300여명을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지난 2014년 설립된 미래에셋생명의 자회사형 GA다. 올해 상반기 기준 242명의 설계사와 서울과 수원에 5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자본 증자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통해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종합금융상품 판매회사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한화생명은 자회사 GA인 한화금융에셋과 한화라이프에셋을 오는 15일 자로 합병한다. 경영의 효율성을 실현하고 수익구조를 증대시킨다는 목적이다.

이와 함께 약 2만명에 달하는 전속설계사 등 자사 영업조직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한생명도 올해 8월 자회사 GA인 신한금융플러스를 출범시켰다. 이후 현재는 대형 GA인 리더스금융판매의 일부 사업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자회사형 GA를 보유한 생보사는 6곳, 손보사는 3곳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일부 중형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모회사의 상품만 취급하는 ‘제2의 전속조직’이었다.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GA채널에 대한 보험사들의 입장이 바뀌고 있다.

업계는 최근 설립되거나 인력이 충원된 자회사형 GA들의 경우 타 업권 상품 판매도 가능하도록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향후 보험사들의 자회사형 GA 대형화로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보험업의 제판분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본사는 상품개발과 자산운용에만 집중하고, 영업조직은 별도로 분리해 보유계약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목적이다.

보험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조직 슬림화로 효율성을 높이고, 고용보험 도입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측면도 있다.

내년 7월 예정인 특수고용직 종사자 고용보험 의무화 등이 도입되면 보험사는 전속 설계사를 많이 보유할수록 운영 비용 부담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DB금융투자 이병건 연구원은 “보유계약과 판매채널, 그리고 자산운용과 자회사 가치가 각각 평가받는 것이 오히려 생보사의 숨은 가치를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형 보험사가 판매조직을 자회사 형태로 분리하게 된다면 업계 재편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