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연 3.2% 소호 대출 등장에 초긴장
‘텃밭 뺏길라’…신용평가모델 개선 박차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은행이 e-커머스(온라인쇼핑몰) 업계 1위인 스마트스토어 판매 데이터를 무기로 자영업자 온라인 사업자 신용대출에 뛰어든 네이버에 맞서기 위한 신용평가모델 개선 데이터 확보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전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들을 위한 신용대출 상품인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 판매를 시작했다.

해당 대출은 스마트스토어 입점 판매자의 실시간 매출 흐름과 고객 리뷰·재방문율 등과 같은 판매자 신뢰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집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년도 매출이나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 신용등급이 낮아도 스마트스토어 매출이 대출 신청일 직전 3개월 연속 100만원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다.

대출의 신청 및 실행은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진행되며,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정대리인으로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기반으로 대출 심사를 담당한다. 대출 한도는 최대 5000만원이며, 금리는 최저 연 3.2%에서 최고 연 9.9%를 제공한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없다.

은행권의 사업자 신용대출은 사업자에 대한 가용 정보 부족과 높은 폐업률 등의 사유로, 대부분 담보·보증을 요구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이 있어야만 대출 신청이 가능해 실제 대출 가능 한도와 승인율이 낮은 편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스마트스토어 데이터 기반의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활용한 상품 판매로 사업자 신용대출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레드오션으로 평가받는 자영업자 대출 시장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강력한 신규 경쟁자 등판에 은행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융거래 데이터 의존도가 높은 기존 대출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소호(SOHO·소규모 자영업) 데이터 확보를 위한 파트너 찾기에 여념 없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손잡고 새로운 형태의 신용평가모형을 개발 중이다.

배달의민족이 보유한 매출 데이터 등을 활용해 금융 이력이 없는 영세 소상공인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배달의민족은 ‘사장님’ 가입자만 13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배달 플랫폼으로, 회원 업체의 매출과 영업 기간 등 각종 데이터를 갖고 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스마트스토어와 e-커머스 업계 상위권을 다투는 11번가와 제휴를 맺고 유통데이터를 융합한 서비스 및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그동안의 데이터에서 찾지 못한 신용점수를 추출하기 위해 ‘머신러닝(ML)’ 기술을 탑재한 기업여신 통합전략모형 구축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캐피탈사와의 제휴로 최근 선보인 소호 대출은 2금융권 상품임에도 금리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건 사실”이라며 “은행도 신용평가체계를 다양화해 금융거래 이력 부족으로 그동안 대출 이용에 어려움이 있었던 고객까지 포용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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