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기술신용대출잔액 259조…1년 새 31.47%↑
코로나19에 수요 급증, 충당금으로 부실화 대비

은행별 기술신용대출 잔액 추이. (표=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은행권이 건전성 우려에도 정부 기조에 발맞춰 기술신용대출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에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늘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금융지원 강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 9월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259조원으로, 올해 들어 53조원이 불어났다. 1년 전(197조원)과 견줘서는 31.47% 증가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23.74%)보다도 가파른 성장세다.

같은 기간 기술신용대출 건수도 64만9377건으로, 전년동기(46만4511건) 대비 39.80% 급증했다.

기술신용대출은 담보나 신용이 떨어지는 혁신·중소기업에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금융당국이 독려하고 있는 기술금융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은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의 기술평가를 기반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은행권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기술금융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기술신용대출은 일반 기업신용대출보다 저금리에 대출 한도는 커 기업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정부의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에 맞춰 은행들도 취급 규모를 늘리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기업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79조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38조원) △신한은행(35조원) △우리은행(32조원) △하나은행(30조원) △농협은행(11조원) 등의 순이었다.

1년 새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107.08% 증가한 전북은행으로 파악됐다. 전북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548억원에서 이듬해 1135억원으로 2배 이상 신장했다.

농협은행도 전년동기(6조원)와 비교해 83.69% 증가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의 증가율이 38.54%로 가장 높았다.

반면 이 기간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감소한 은행은 수출입은행(369억원)과 SC제일은행(481억원) 2곳이었다. 이들은 1년 전보다 절반가량이 축소됐을 뿐 아니라 잔액 규모도 하위권에 머물러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기술신용대출은 담보나 매출 등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일반 기업대출보다 리스크 부담이 큰 탓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술 경쟁력을 담보로 하다 보니 다른 대출에 비해 건전성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부의 혁신기술 지원 정책에 따라 스타트업, 중소기업들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들어 기업들의 기술신용대출 수요도 더욱 커졌다. 기술평가 등을 근거로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대손충당금 적립 등 부실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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