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 회사채 수요예측서 매수 10억
KB·키움·한투·NH·DB證 750억 떠안아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두산인프라코어의 회사채 발행이 수요예측에 참패하면서 대표 주간사로 참여한 증권사들도 난감해졌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두산인프라코어의 1500억원 회사채(만기 2년 단일물) 수요예측에서 매수 주문이 단 10억원에 그치면서 대규모 미매각이 발생했다. 

두산인프라코어 회사채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의 지원을 업고 발행된 것으로 KDB산업은행은 미매각 물량 중 750억원을 인수해 SPV에 넘길 예정이다.

대표 주간사로 참여한 증권사들은 골치 아픈 물량을 떠안게 됐다. 채권 발행 북(book·자금운용한도) 소진에 대비해 물량을 팔아야 하지만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나머지 물량인 750억원은 KB증권 225억원, 키움증권 222억원, 한국투자증권 100억원, NH투자증권 100억원, DB금융투자 100억원 등이 각각 나눠 갖는다.

이들 증권사들은 리테일에 셀다운(Sell-down·재매각)할 계획이다. 이에 법인 투자자 대상 투자자 매칭에 나서고 있다. 

셀다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두산인프라 매각 이슈 등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이미 수요예측에서 흥행 실패한 채권에 대해 시장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두산인프라코어 신용등급도 셀다운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통상 채권 미매각 물량의 경우 투자자문사나 자산운용사 등이 인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산인프라코어 신용등급은 ‘BBB0’로 자산운용사 중에서도 하이일드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가 아니라면 매수 유인이 떨어진다. 

개인투자자 대상도 쉽지 않다. 신용등급 BBB0 이하는 투자등급이 아니라 투자자에게 투자 권유를 할 수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별 증권사의 채권 발행 부서에서는 북 소진 문제로 두산인프라 채권을 최대한 빨리 털어버리고 싶어 하나 투자자 입장선 최대한 늦게 사려고 할 것”이라며 “지금 팔려고 하는 곳은 많은데 사려고 하는 곳은 적다. 속도전이 필요한 시점으로 시장 내 몇 안 되는 수요자에 누가 먼저 물량을 판매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간증권사들은 두산인프라코어 채권의 셀다운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본다.

주간사로 참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공모채는 하이일드 채권으로 고위험을 수반하지만 고수익을 주기 때문에 수요 예측에 참여하지 않은 기관들도 지속적으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발행 전까지 일부 물량은 소화될 것. 투자기관들이 리테일로 판매하는 기관들로 구성돼 있어 미소화 물량에 대해 리테일로 매각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