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리츠 등 한달만 2000만원으로 상향
“가입금액 적은 고객에게 업셀링 영업수단”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연말이 되자 ‘유사암 진단비’를 활용한 손해보험사들의 과당경쟁이 또다시 성행하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이달부터 유사암 진단비 가입금액 한도를 2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상 상품은 건강보험인 ‘천만안심’이며 상향 조정된 담보에 가입할 수 있는 연령은 60세까지다.

같은 달 메리츠화재도 ‘더간편한건강보험’과 ‘내맘같은어린이보험’의 유사암 진단비를 2000만원으로 올렸다. MG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은 유병자보험 등의 유사암 진단비를 2000만원까지 상향했다.

유사암은 갑상선암, 기타피부암, 경계성종양, 제자리암 등을 말한다. 일반암에 비해서 발병확률이 높고 치료비는 낮다는 특성이 있다.

보험사들은 통상 유사암 진단비를 일반암의 10~20%만 지급하는 형태로 판매해왔다. 일반암 보장금액이 2000만원이면 유사암은 200만~400만원까지만 보장하는 식이다.

손보사마다 유사암 진단비를 상향하고 나선 건 단기간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보험사들은 단기간 영업수익이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정기간 인수심사를 완화하고 가입금액을 늘리는 등의 영업방식을 그동안에도 종종 활용해왔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초 유사암 진단비를 많게는 최대 5000만원까지 끌어올려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바 있다.

장기보험 시장점유율(M/S)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건강보험과 암보험에 포함된 유사암 담보가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로 떠오른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영업방식이 장기적으로 보험사의 손해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손보사의 유사암 담보에서 보장받을 수 있는 갑상선암은 국가검진 등으로 최근 조기발견이 크게 늘면서 암보험 손해율을 급격히 끌어올린바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갑상선암은 여성 암 발생 순위 중 1위를 차지했으며, 남성 암 발생 순위에선 4위를 기록했다.

불건전영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정 담보의 가입한도를 일시적으로 상향하는 건 더 낮은 한도로 가입했던 고객에게 업셀링 영업수단이 될 확률이 높다. 진단비는 정액 담보라 중복 가입도 가능하다.

금융당국도 올해 초 손해율 관리와 불건전영업 차단 측면에서 손보사들에 유사암 가입한도 축소를 권고하기도 했다. 이후 손보사들은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업계 누적 가입한도를 신설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 유사암 가입금액이 5000만원까지 올랐던 때처럼 경쟁이 과열되진 않을 것. 다만 과거 200만원 선의 유사암 보장 수준과 비교하면 현재도 10배나 오른 수준”이라며 “유사암 진단비의 한시적 상향은 업셀링 영업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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