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시스템 구축 예산 43억 책정
국내 금융기관 중 ‘SOFR’ 첫 발행

한국수출입은행 외부 전경. (사진= 한국수출입은행)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오는 2022년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 산출 중단에 대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이달 ‘리보 중단 대응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해당 사업은 시스템 안정화 기간을 포함해 오는 2022년 3월까지 총 43억9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수은은 현재 해당 사업의 감리 용역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리보는 영국 은행이 제시한 금리를 기초로 산정한 평균 금리를 말한다. 다양한 국제 금융거래에 준거금리로 채택돼 광범위하게 이용돼왔으나 지난 2012년 미국 및 영국의 금리 조작 사건으로 오명을 얻고 신뢰도가 추락해 사용 중단을 앞두고 있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는 공식 발표를 통해 “전 세계 은행들이 단기 차입 벤치마크로 삼는 리보는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2023년 6월에는 완전히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영국, EU, 일본, 스위스 등 주요국은 리보금리를 대체하는 무위험지표금리(RFR)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금융사들은 해외 금융사들과 외화거래 시 각국에서 새로 정한 RFR을 기준으로 거래하게 된다. 예컨대 미 연방준비제도는 리보의 대안금리로 국채담보 익일물 RP(환매조건부채권) 금리인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을 제시했다.

국내 정부도 지난해 6월 지표금리 개선 추진단을 출범하는 등 리보 중단에 앞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효율적인 리보금리 산출 중단 대응과 리보금리 전환 등을 지원하고자 지표금리 개선 추진단 산하에 리보금리 대응TF(태스크포스)를 설치, 운영 중이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지난 5월 국내 금융지주회사·은행·보험사 등의 최고경영자(CEO)와 금융권 협회장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2022년 리보 산출 중단에 대비해 적극 대응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화답하듯 수은은 지난 8월 국내 금융기관 중 최초로 1억달러 규모의 SOFR 연동 변동금리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아시아에선 아시아개발은행(ADB), 중국은행(Bank of China)에 이은 세 번째 발행이다.

SOFR 채권 만기는 1년, 금리는 SOFR에 60bp(1bp=0.01%)를 가산한 수준으로 실제 부담하게 될 금리는 동일 만기 리보 연동 변동금리 채권 수준이었다.

수은 측은 이번 채권 발행으로 SOFR 이자 산정에 활용되는 당행의 내부 인프라 구축 현황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리보금리 대응TF 회의에선 수은과 산업은행의 SOFR 연동 채권 발행 사례를 공유한 바 있다.

수은 관계자는 “리보 산출 중단으로 인한 고객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안내 및 고지 방안 마련, 내부직원 연수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당행 여신, 고객, 리스크, IT, 회계 등 전행적 영향을 감안해 부문별 전환 계획을 수립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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