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잔액 연초 대비 10조 증가
집계 시작한 1998년 이후 사상 최대치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증권사들이 잇따라 신용융자 서비스 중단에 나섰다. 

17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인 신용거래융자잔액이 지난 15일 기준 19조12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98년 이후 사상 최대치로 올해 초(1월 2일, 9조2071억원)보다 108%나 늘어났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신용융자 잔고가 9조6691억원,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가 9조4549억원을 기록했다. 통상 신용융자는 단타 거래가 주를 이루는 코스닥 시장에 집중돼 왔으나, 올해 들어 코스피 신용융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신용거래융자잔액 급증에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는 턱 끝까지 차올랐다. 이달 개인 대상 신용공여를 중단 또는 제한한 증권사만 5곳이다. 

삼성증권은 신용공여 한도 소진으로 오늘부터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 중단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2일 신용융자매수를 중단했다가 9일부터 재개했다. KB증권은 지난 2일부터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대한 증권담보대출 중단에 나섰고,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0일부터 주식, 채권, 펀드에 대한 담보대출 및 신용융자 전체를 중단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3일부터 ‘키움형 대용’ 계좌에 한해 보증금 내 현금비율을 15%에서 20%로 상향하고 대용비율은 5%씩 낮췄다. 

현재 서비스를 제공 중인 증권사들도 잇따라 중단을 예고하면서 신용융자 중단 증권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1일 신용공여 한도가 급격히 소진돼 예탁증권담보대출이나 신용융자 서비스가 회사 한도 또는 지점 한도 초과로 제한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3일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대출서비스가 금명간 중단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4일부터 종목별 한도 소진시 해당 종목에 대한 신규대출을, 담보대출 총 한도 소진시 전 종목 신규대출을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박사는 “최근 신용융자 잔고의 증가는 주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다만 부채를 이용한 투자가 늘어나면 예상치 못한 충격이 왔을 때 시장이 더 크게 흔들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투자자들의 투자손실도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들어 신용융자 잔고가 너무 급격히 늘어난 상황으로 개인이 과도하게 신용융자를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다만 증권사 신용융자는 ‘한도’라는 브레이크 장치가 있어 무한히 늘어날 순 없다고 본다. 현재 매일 증권사 신용융자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