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광대銀, 건전한 재무구조, 영업 확장 목적
크레디트스위스銀, 사업 확대 기반 순익 증가

2020년 외국계 은행들의 갑기금 증액 현황. (표=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외국계 은행들이 올해 들어 갑기금(자본금 성격의 영업기금) 규모를 늘리고 있다.

수익성과 자본 건전성 측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중국광대은행은 갑기금을 1092억원 증액, 기존(960억원) 대비 규모를 113.75% 확대했다.

갑기금은 외국은행 국내 지점의 대차대조표상 자본금계정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외국은행 국내 지점의 영업행위를 위해 본점이 한국은행 등에 외화자금을 매각해 공급하는 구조다. 금융위원회로부터 인정받은 금액에 한하며 지점별로 관리하게 된다.

앞서 중국광대은행은 2016년과 이듬해에도 각각 403억원, 557억원의 갑기금을 증액한 바 있다.

중국광대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올해 3분기 누적 1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6억원)보다 뒷걸음질쳤다. 또 은행의 자본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악화되면서 갑기금 증액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국광대은행의 올해 3분기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은 13.26%로, 1년 전(20.23%)보다 6.96%포인트 감소했다.

중국광대은행은 공시를 통해 “건전한 재무구조 유지와 향후 지속적이고 활발한 영업 확장을 위해 갑기금 증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의 경우 14년 만에 갑기금 규모를 늘리고 사업을 확대하면서 수익성과 자본 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올해 세 차례에 걸쳐 갑기금 증액에 나선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의 갑기금은 전년 말 기준 2258억원에서 1조719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특히 지난 2월 크레디트스위스그룹의 CEO(최고경영자)가 토마스 고트슈타인(Thomas Gottstein)으로 바뀐 뒤 한국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당기순손실 242억원을 기록했던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333억원을 실현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은 파생금융상품거래 등 유가증권 부문 영업을 중심으로 사업 규모를 키웠다. 올해 3분기 누적 유가증권 규모는 34조5150억원으로, 전년 동기간(15조1960억원)과 견줘 19조3190억원 늘었다. 이 기간 신사업으로 기업대출 부문 실적(5500억원)도 올렸다.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의 자본 건전성도 개선됐다. 당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올해 3분기 기준 31.45%로, 1년 전(21.69%)과 비교해 9.76%포인트 상승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은행 관계자는 “올해 갑기금을 늘린 건 한국시장에서 은행영업의 활성화와 자본 건전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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