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시장 포화에 경영악화…코로나19 영향도”

메트로은행 로고.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필리핀계 메트로은행 부산지점이 20년 만에 폐점 수순을 밟게 됐다.

송금업무에 특화된 지점이었던 만큼 해외송금시장이 포화된 데 따른 경쟁 심화로 인한 영업부진이 지속되면서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트로은행 부산지점이 서울지점과 통합을 앞두고 있다. 메트로은행은 현재 외국은행의 국내 지점 폐쇄 절차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년 초 메트로은행 부산지점의 폐쇄인가에 관한 안건이 상정되고 최종 의결이 나면 법인등기 말소 등 잔존 절차를 거쳐 1분기 이내 폐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국내 유일한 필리핀계 메트로은행은 지난 1997년 3월 서울지점에 이어 3년 후 부산지점을 오픈하면서 국내 2개 지점을 운영해왔다.

서울지점은 수신·송금업무 및 신용장 관련 외환업무를, 부산지점은 송금업무가 주된 업무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외국환거래법 개정으로 소액해외송금업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됐다. 핀테크 업체, 저축은행 등 경쟁사가 늘고 수수료 경쟁도 더욱더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하락한 것이다.

부산지점의 경우 신속하고 저렴한 송금수수료와 안전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만큼 그 타격이 더 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메트로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약 15억5200만원으로, 1년 전 동기간(21억8600만원)보다 29%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11%대를 유지했던 총자산이익률(ROA)도 올해 들어 △1분기 8.74% △2분기 8.64% △3분기 7.48%로 매분기 하락하고 있다. 이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9.25%, 9.11%, 7.97%로 감소세를 보였다.

메트로은행 관계자는 “송금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작년부터 실적 부진이 이어졌고 경영이 악화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부산지점의 폐쇄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메트로은행의 국내 자본금 규모는 60억원이다. 메트로은행은 다른 외국은행과 비교해 자본 규모는 작지만, 자산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가장 중요한 지표로 삼고 총자산이익률이나 자기자본이익률 측면에서 앞서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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