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ATM, 편의점과 제휴해 ‘고객 접점’ 유지
고기능 무인기기로 영업점 대체, 인건비 절감

4대 시중은행 자동화기기 설치현황. (표=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은행권이 ‘현금 없는 사회’ 및 비대면의 활성화로 인해 이용률이 저조해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규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공동 ATM 운영, 편의점에 설치된 ATM 활용 등이 꼽힌다.

이와 함께 불필요한 점포를 통폐합하고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 도입 등 효율성 개선에 초점을 둔 모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보유한 ATM 수는 지난해 상반기 2만915개로 집계됐다.

ATM 규모는 매해 줄어드는 추세로, 3년 전(2만5300개)과 비교해 4385개가 감소했다. 연평균 1462개가 사라진 셈이다.

은행들은 ATM 한 대를 유지하는 데 연간 수천만원의 비용을 들이고 있지만, 이용률이 떨어지면서 건당 500~1000원 수준의 이용 수수료로는 이를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저축은행, 인터넷은행들의 ‘수수료 면제’ 정책이 시중은행에도 확산되면서 적자사업으로 지목된다.

이에 은행권은 자체 ATM 보유 수를 줄이되 고객과 접점을 유지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현재 4대 은행은 공동 ATM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공동 ATM은 4대 은행의 입·출금, 계좌이체 등 업무를 공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들은 공동ATM을 이용할 때 각자 거래하는 은행의 수수료 혜택을 적용받는다.

아울러 3만개에 달하는 편의점 내 ATM 활용도 묘수로 떠올랐다. 은행들은 ATM 운영사 및 편의점 등과 제휴해 고객 수수료를 자체 부담하는 방식을 꾀하고 있다.

GS25는 국민은행을 비롯해 신한‧우리‧SC제일은행, 카카오뱅크 등과 협의해 해당 은행 고객의 ATM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세븐일레븐(국민‧씨티‧제주은행 등), CU(카카오뱅크, 대구은행 등)도 제휴 금융사를 늘리고 있다.

자동화기기, 무인점포 운영방안은 은행별로 상이하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무인점포 수를 늘리고 있다. 양은행의 지난해 6월 기준 무인점포 수는 783개, 195개로 1년 전보다 각 28개, 37개를 늘렸다.

이와 달리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무인점포를 축소하는 한편 화상단말기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고객이 화상상담 창구에서 화상상담 전문 직원과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미래형 혁신점포인 ‘디지택트 브랜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ATM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스마트텔러머신(STM), 디지털 키오스크와 같은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로 세대교체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는 ATM 기능은 물론 바이오 인증을 통한 예‧적금 가입, 카드 발급 등 영업점 창구 업무의 80% 이상을 수행한다. 은행들은 이를 통해 영업점 대신 디지털 무인 점포를 늘리고 인건비, 지점 운영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민은행이 104대를, 이어 △우리은행(44대) △신한은행(22대) △하나은행(6대) 순으로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를 운영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가속화로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가 ATM과 오프라인 점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며 “이는 비용 절감을 위한 자연스러운 시대적 흐름으로, 접근성과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높여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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