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수수료 4308억원 중 충당금 122억원 쌓아
미래 913만원·NH 1억5610만원·한투 0원 적립

<대한금융신문=강수지 기자> 증권사들이 대규모 수수료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아직 현금화하지 못한 수수료에 대한 회수 가능성 역시 커 관련 충당금을 전혀 적립하지 않았거나 적게 쌓았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7개 증권사가 지난해 3분기까지 거둬들인 수수료수익은 총 9조9207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8827억원)보다 44.14% 늘었다.

이 중 증권사들이 아직 현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미수수수료는 43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6% 증가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쌓은 미수수수료대손충당금은 122억원으로 전체 미수수수료의 2.84%에 불과했다.

미수수수료의 경우 증권사가 반드시 회수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증권사들은 추후 수수료수익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을지 평가해야 하며, 향후 회수하지 못 할 것으로 평가되는 수수료수익에 대해선 미수수수료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한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거둬들인 수수료수익을 모두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로 대기업을 대상으로 거래했으며, 해당 기업의 자산과 기업 가치 평가, 부실기업 우려 등을 이미 파악했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도 미수수수료를 회수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가장 많은 수수료수익을 거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로 94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7159억원) 대비 32.47% 증가한 수치다. 반면 미수수수료는 392억원으로 전년(462억원) 대비 15.07% 줄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도 7975억원, 7934억원의 수수료수익을 거두면서 전년 대비 각각 40.31%, 38.43% 늘어났다. 이 두 회사는 미수수수료 역시 각각 10.86%, 13.78%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대우는 미수수수료대손충당금으로 912만8788원을, NH투자증권은 1억5610만646원을 적립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수수수료대손충당금을 전혀 적립하지 않았다. 향후 미수수수료를 모두 회수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부실 여부 등을 따져보는 게 우리의 일”이라며 “해당 기업에 대해 잘 알고 거래하는 경우라 돈을 떼일 염려는 없다. 굳이 미수수수료대손충당금이란 명목으로 돈을 묶어두며 불필요한 낭비를 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수수수료대손충당금의 경우 증권사의 자체 판단 아래 회수 가능성이 100%로 평가된다면 따로 적립하지 않아도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이 같은 판단에도 불구하고 회수하지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기타 대손충당금 등을 통해 상각할 수 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특성상 수수료수익의 경우 회수가 잘 되는 구조와 체계를 갖고 있다. 조금이라도 부실 우려가 있는 기업은 거래를 하지 않기 때문에 미수수수료에 대한 대손충당금 규모는 작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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