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와 와인 판매하며 시너지 효과 맛보는 전문점
안양에서 프리미엄 우리술 만날 수 있는 핫플로 부상

최근 크래프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전통주와 국산와인을 판매하는 보틀숍이 빠르게 늘고 있다. 사진은 안양에 위치한 가성비를 무기로 우리술과 수입 와인을 판매하는 ‘오렌지보틀’ 전경.
최근 크래프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전통주와 국산와인을 판매하는 보틀숍이 빠르게 늘고 있다. 사진은 안양에 위치한 가성비를 무기로 우리술과 수입 와인을 판매하는 ‘오렌지보틀’ 전경.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소확행’, ‘욜로’ 등의 단어는 밀레니얼 세대를 정의하는 단어들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그리고 내일보다 오늘을 강조하는 두 단어는 거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밀레니얼 세대 자신을 위로하며, 스스로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삶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은 알코올음료의 소비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술의 선택부터 이전 세대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전 세대들도 거친 일상을 위로받기 위해 알코올음료의 도움을 받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술은 제한적이었다.

그런데 가처분소득이 증가한 지금 밀레니얼 세대들은 선택할 수 있는 술의 종류가 파격적으로 늘었으며, 크래프트 환경에서 만들어진 술의 가짓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환경을 반영하듯, 최근 ‘보틀숍’이라 불리는 술 전문 판매점들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우리 전통주와 국산와인을 취급하는 보틀숍이 늘고 있어, 술전문판매점의 트렌드에도 변화가 이는 상황이다.

수입 와인과 맥주가 주류였던 보틀숍의 풍경이 밀레니얼 세대의 성향에 맞춰 다양성을 갖추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안양에 있는 ‘오렌지보틀(권진욱 대표)’, 이름부터 젊은 감각인 이곳도 우리 전통주와 수제맥주를 수입와인과 함께 판매하는 보틀숍 중 한 곳이다.

충무로에 있는 〈술술상점〉처럼 우리 술만을 취급하는 곳은 아니지만, 현재 180여종의 전통주와 수제맥주 등을 취급하고 있어 웬만한 우리 술 전문 보틀숍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양주연구소에서 우리 술을 공부한 오렌지보틀 조원민 안양점장이 막걸리와 청약주 및 증류주 매대에서 우리 술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
가양주연구소에서 우리 술을 공부한 오렌지보틀 조원민 안양점장이 막걸리와 청약주 및 증류주 매대에서 우리 술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

가양주연구소 출신으로 오렌지보틀 안양점을 담당하고 있는 조원민 점장은 “와인을 찾는 고객들이 와서 진열된 우리 술을 보고 동시에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프리미엄급 우리 술은 물론 무감미료 막걸리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늘면서 확실히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이렇게 우리 술을 접한 고객들의 재구매율도 높아지고 있어, 조금씩 우리 술 비중을 더 늘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20~30대의 젊은 소비자들이 이곳을 많이 찾고 있다며,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술 소비문화 자체가 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최근 주류 소비트렌드를 설명한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큰 틀에서 술 소비 시장의 변화도 소매시장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조 점장의 의견이다.

소주와 맥주 중심의 주류시장이 프리미엄급 주류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으며, ‘우리술품평회’ 등에서 알려지기 시작한 우리 술을 적극적으로 찾는 구매자들이 느는 것도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렌지보틀에서 판매하는 막걸리는 한강주조의 ‘생나루’와 죽향도가의 ‘대대포’, 복순도가의 ‘손막걸리’ 등 30종이며, 청약주는 ‘풍정사계’, ‘경주법주초특선’ 등 40종, 소주와 증류주는 사과브랜디인 ‘추사40’, ‘삼해소주’ 등 80종에 달하고 있다.

또한 맥파이와 플레이그라운 등 30종의 국산 수제맥주와 로스트코스트 등 30여종의 수입맥주, 그리고 180종 정도의 수입와인을 같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오렌지보틀은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지역상권을 고려해 와인앤모아 같은 대형 술매장에 맞춰 가격을 설정하고 있다.

와인을 물론 전통주의 가격도 인터넷통신판매가격에 밀리지 않게 책정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권진욱 대표는 “종목에 구애받지 않고 술을 고를 수 있고, 가성비를 확보해 최대한 보틀숍의 문턱을 낮춰 ‘동네 술가게’ 같은 편한 이미지를 만들 것”이라며 “술은 마트에서 사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전문상점에서 사는 것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오렌지보틀은 지난주 한남동에 2호점을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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