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등락 관계없이 비용 발생
지수 상승 시 2배 초과 손실
하락 시엔 2배보다 적게 벌어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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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상단을 가늠할 수 없는 주가 상승세에 ‘곱버스’로 불리는 레버리지 인버스 2X의 손실률이 막심하다. 장기투자 시 더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라 투자자 주의가 요망된다. 

레버리지 인버스 2X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지수가 내리면 지수 하락률의 2배 가량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곱버스 상품 중 하나인 KODEX 200선물인버스 2X 주가가 장중 1875원까지 곤두박질쳤다. 

KODEX 200선물인버스 2X의 주가가 2000원을 하회한 것은 상장 이후 이번이 최초다. 이 ETF는 지난해 3월 코로나 확산 초기화 당시 1만2815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연일 하락 행진을 이어가다 오늘 상장 이후 장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초 코로나 발병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실물경제 부진 등의 가능성을 점쳐 증시 하락가능성에 지속적으로 베팅했으나, 작년 3월 이후 증시가 지속적으로 급상승하며 손실은 지속적으로 커져가는 상황이다.

문제는 곱버스 주가를 장기간으로 추적했을 때 손실률은 더 극심하다는 점이다.

현재 코스피는 11일 기준 3000선을 넘어선 3148.45포인트까지 급등했다. 같은 날 KODEX 200선물 인버스 2X는 2035원으로 마감했다. 

코로나 사태 발생 이전 전고점과 비교하면 올해의 코스피 상승세는 더 두드러진다. 코로나 사태 발생 이전 전고점인 지난 2018년 1월 29일 기준 코스피는 2607.10포인트다. 같은 날 KODEX 200선물 인버스 2X의 가격은 5340원을 기록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코스피는 2018년 전고 점 대비 20.76% 올랐다. 하지만 곱버스의 경우 61.89% 감소했다. 이는 코스피 상승률의 3배 넘게 하회하는 수치다. 

코스피 상승률에 대해 2배 빠지는 곱버스의 단순 특성만 감안하면 41% 하락해야 하는데 그의 1.5배인 62%하락한 것이다.

이 같은 곱버스의 추가 하락은 거래비용 발생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곱버스와 같은 레버리지 펀드는 구조화 상품으로 운용상의 비용이 발생하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곱버스 장기 투자시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경고한다. 최근 선물가격이 현물가격 보다 높은 ‘콘탱고’가 발생하고 있어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향후 시장이 악화 될 것으로 예상해 선물의 대량 매도가 발생하면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아지는 백워데이션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상황은 미미하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보통 레버리지 펀드는 기초자산에 선물이 포함돼 롤오버 코스트가 발생한다”며 “콘탱고 발생 시 곱버스 투자자의 손실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통 인버스 ETF의 경우 콘탱고가 유지된다”며 “상품별 구조에 따라 1개월, 3개월 마다 롤오버가 되는 구조인데, 콘탱고 발생시 롤오버 비용이 매달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지수의 등락과 관계없이 롤오버 비용이 계속 빠져나갈 수밖에 없어 곱버스 장기투자시 수익을 내는게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부 김재욱 부장 역시 거래비용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인버스나 레버리지 ETF의 경우 당일 지수 변동 발생시 다음날 주가지수를 2배 추종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 ETF 편입 자산을 바꿔줘야 한다”며 “거래비용이 매일 발생하는 것에 따라 펀드 보유자가 고스란히 부담해야해 장기간으로 확장시 투자자가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라 추적오차가 벌어지면 ETF는 자동 상장폐지 하게 돼 있다”며 “현재처럼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추적오차를 줄이기 위해 곱버스는 매일 편입자산 변동한다. 지수가 하락해도 거래비용이 발생해 2배만큼의 수익은 얻기 어렵고, 우상향 시에도 기존 손실에 거래 비용에 대한 추가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곱버스 등 파생기반 레버리지 ETF는 마치 개별종목처럼 보여 소위 ‘존버(장기 투자시 수익을 낼 수 있는)’ 가능한 상품처럼 보일 수 있으나, 투자자들은 철저히 단기성 헷지상품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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