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보험시장은 대표적인 공급자 중심의 시장으로 꼽힌다.

지난 수년간 상품 개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고객보다는 회사의 이익과 설계사 중심의 판매 관행이 계속돼왔다. 그렇다 보니 장기상품인 인보험의 5년 유지율이 50%가 채 되지 않고, 고객의 원금손실만 매년 5조원 이상 발생하는 불합리한 시장이 형성됐다.

이 같은 보험시장의 패러다임을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5년간 쉬지 않고 달려온 회사가 있다. 바로 ‘웰그램’이다. 웰그램은 보험시장의 정보 불균형을 바로잡고자,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든 보험상품을 완전비교 및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인 ‘누잘’을 만들었다.

이길웅 웰그램 대표<사진>는 “몇 년 전 아이가 태어나 어린이보험을 알아보는 도중, 보험상품 비교의 어려움을 경험했다”라며 “오랫동안 보험업에 종사했더라도, 종사 경력과 관계없이 가장 좋은 보험상품을 찾는 일은 어렵고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서비스가 ‘누잘’”이라고 소개했다.

누잘은 보험상품에 순위를 매겨 고객들이 알기 쉽게 보여주는 플랫폼이자 기술이다. 현재 모든 온라인상품 비교가 가능하며 대면상품까지의 확장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일부 GA처럼 수수료가 많은 상품을 포장해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거품을 걷어내고 순수하게 상품 자체만을 비교해서 보여준다”라며 “‘어떤 상품이 제일 좋아?”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바로 이 상품’이라고 추천할 수 있는 완전 비교 기술을 구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누잘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을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되면 보험시장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고객은 본인의 필요에 의해 보험에 가입했음에도, 설계사를 위해 가입했다는 구태한 인식이 바뀌면서, 보험료를 아끼고 중도해지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설계사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게 되고, 보험사는 대면설계사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판매채널 전략을 구사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보험산업에 대한 신뢰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보험상품 비교 플랫폼이나 사이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에서 만든 ‘보험다모아’와 이를 활용해 상품을 비교 및 추천해주는 플랫폼 업체들이 있다.

하지만 일부 플랫폼사는 가입 의사가 있는 고객 정보를 보험사에 가져다 파는 데 주목적이 있으며, 상품을 담보별로 세세히 비교할 수 없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대면상품은 수백종의 상품과 특약을 조립하면 수천만가지의 경우의 수가 나오는데, 이를 비교하고 분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누잘은 모든 보험사의 상품 정보를 수집한 후 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KCD7)와 보험상품 생애주기 분류체계에 근거한 누잘 맵을 개발해 상품의 특징을 13만여개로 분류하고 있다. 이후 30여개의 통계 데이터와 빅데이터를 접목시킨 가중치를 적용한 ‘누잘지수’로 보험상품을 평가한다.

이 대표는 “누잘이라는 플랫폼을 개발하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보장의 크기와 범위, 기간은 물론 보험사의 건전성과 고객서비스 부분까지 반영해 보험금을 지급받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뒀다”라며 “현재 보험상품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은 누잘이 유일하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보험업계엔 제판분리 바람이 불고 있다. 판매는 외부에 맡기고 보험사는 상품개발 등 핵심역량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이 같은 포부가 실현돼 소비자 중심의 보험시장이 만들어지려면 공정한 상품비교가 우선돼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단순히 설계사를 GA로 보내는 건 보험사의 비용절감 수단밖에 되지 않는다. 제판분리 핵심인 고객중심적 서비스가 가능해지려면 제대로 된 보험상품 비교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웰그램은 보험시장의 첫 어그리게이터(aggregator)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고객과 설계사, 보험회사는 물론 보험산업 발전 전체에 기여하고 이익을 주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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