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등록 대출모집인 매년 증가세
복잡한 집행 과정…비대면 대체 불가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언택트(Untact) 시대에도 대면 영업 중심의 은행권 대출 모집(중개)인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에 등록된 대출모집인은 지난 2018년 3802명에서 2019년 4144명, 지난해 3분기 4273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등록된 대출모집인이 지난 2019년 2754명에서 지난해 말 3021명으로 1년 새 9.69%(267명) 늘어났다는 점에서,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대출모집인은 전년보다 8% 이상 증가한 4500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언택트 문화 활성화 추세에 신용카드 모집인 수가 지난 2019년 말 1만1382명에서 지난해 말 9217명으로 19%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대출모집인 시장이 커지는 건 대면 과정이 불가피한 대출 상품의 수요가 늘어나서다.

지난해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8000억원으로 1년 새 100조5000억원 급증했다. 지난 2004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폭이다. 이중 대출모집인이 주로 담당하는 가계 주택담보대출이 721조9000억원으로 연중 68조3000억원 늘어 증가분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시시각각 바뀌는 정책으로 인해 자격 요건과 한도, 우대금리 등의 조건이 신청 시점에 따라 다르며 계약을 체결할 때 작성·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복잡하고 많다.

현재 은행권에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한 곳은 케이뱅크뿐이다. 그러나 취급하는 담보물이 아파트로 한정적이고, 일일 70명 한정판매로 경쟁률이 치열하다.

은행들의 운영비용 절감을 위한 지점 축소 움직임 역시 고객들의 편의성, 접근성 차원에서의 대출모집인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풍부한 수요, 직접 대면의 필요성으로 대출모집인 시장은 어느 때보다 활황”이라며 “영업시간에 맞춰 지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고, 다양한 창구 업무로 바쁜 행원보다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모집인 상담에 대한 고객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 대출모집인에 대한 장기적 전망은 밝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이 지속되고 있고, 오는 3월 25일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대출모집인에 대한 규제가 담겨 앞으로의 영업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어서다. 케이뱅크를 시작으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 도입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출이 급증하면서 예대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는 대출모집인의 영업 수완을 죄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금소법 시행도 은행 대출모집인 의존도를 낮추게 하는 요인”이라며 “앞으로 대출모집인이 불완전판매를 한 경우 금융사가 최대 1억원의 과태료와 손해배상을 책임져야 한다. 관리 비용 부담이 늘게 돼 대출모집인에 지급하는 중개 수수료를 낮출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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