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구실손 고령자 月최소 18만원 내야
80% 싼 착한실손 갈아태우며 종합보험 권유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4세대 실손의료보험 출시를 앞두고 기존 구실손 가입자를 착한실손 상품으로 갈아 태우려는 과정에서 ‘종합보험 끼워팔기’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독립보험대리점(GA) 채널에 착한실손 계약전환을 안내하면서 종합보험 연계판매를 유도하고 있다.

올해 갱신시점에 보험료가 대폭 오르는 구실손 계약을 더 저렴한 가격의 착한실손으로 갈아태우면서 가입자가 절약한 보험료를 영업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손보사들은 구실손의 10%대 보험료 인상을 예고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구실손의 위험손해율이 144%를 넘어서는 등 실손보험으로 인한 적자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구실손은 자기부담률이 0%라 과잉진료를 일삼는 일부 가입자들과 의료기관의 표적이 돼왔다.

실손보험은 지난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구실손’과 2009년 10월~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실손’, 2017년부터 판매된 ‘착한실손(신실손)’으로 나뉜다.

이로 인해 현대해상의 구실손에 가입한 35세 고객이 올해 계약을 갱신할 경우 월에 1만8000원이던 보험료는 4만5000원까지 인상된다.

고령자의 경우 보험료 부담이 더 커진다. 한달에 6만6000원의 보험료를 내던 65세 구실손 고객은 갱신시 달에 18만7000원가량을 실손보험료로 내야 한다.

의료 이용량이 적은 가입자라면 굳이 비싼 보험료를 내고 구실손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이 경우 오는 7월 ‘4세대 실손’ 출시 전 착한실손 보험으로 갈아타는 게 더 유리하다.

4세대 실손은 착한실손과 비교해 자기부담률과 공제금액이 더 높고 통원 보장한도는 더 낮다. 또 비급여 항목 전체가 특약으로 분리돼 비급여 청구 빈도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된다. 재가입주기도 15년에서 5년으로 짧아진다.

현대해상의 구실손 가입자들이 착한실손으로 갈아탈 경우 35세 남성 기준 달에 최소 3만4000원을 절약할 수 있으며 65세 남성가입자의 경우 15만원가량을 아낄 수 있다.

현대해상은 99세 중대질환자도 착한실손으로 갈아탈 수 있다고 안내하면서 계약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후 착한실손 갈아타기로 보험료를 아낀 고객에게 연령대별로 어린이보험이나 성인 종합보험, 유병자보험에 가입하라고 GA설계사들에 권유하고 있다.

GA 설계사 입장에선 실손 끼워팔기를 자제할 이유가 없다. 실손 계약전환과 월 보험료 3~10만원 이상 건강보험을 함께 묶어 팔아야 더 많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현대해상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GA채널에서 진행한 착한실손 전환 계약 전체에서 종합보험도 같이 끼워 판매한 비율은 59.4%로 절반이 넘는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갱신 이후 구실손 보험료가 대폭 인상되기 때문에 의료 이용량이 적은 사람이라면 착한실손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설계사 입장에서도 보험료 절약이라는 영업 포인트로 접근해 아낀 보험료로 다른 상품을 권유할 수 있으니 실손 끼워팔기 마케팅을 자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실손 끼워팔기는 지난 2018년 4월 전면 금지됐다. 보험사가 실손보험을 종신보험이나 암보험 상품의 특약으로 설계, 판매해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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