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반년 넘게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던 외환보유액이 1월 들어 감소했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과 ‘블루 웨이브(미국 상·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한 상태)’ 영향에 의한 달러화 강세가 작용한 탓이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4427억3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3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은 미 달러화 강세로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줄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말 89.68에서 1월 말 90.46으로 0.9% 상승했다.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다시 쓴 외환보유액은 이로써 지난해 3월(-89억6000만달러) 이후 10개월 만에 감소했다.

전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가증권이 4045억7000만달러로, 한 달 새 52억7000만달러 줄었다.

유가증권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9월(-37억달러) 이후 4개월 만이다. 유가증권은 앞서 지난해 11월(+109억8000만달러)과 12월(+152억달러)에는 100억달러 넘게 증가한바 있다.

은행에 두는 예치금은 12월 말 202억8000만달러에서 1월 말 249억9000만달러로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예치금과 유가증권은 상호 보완적”이라며 “줄어든 유가증권 규모의 일부가 예치금으로 옮겨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1억9000만달러 늘어난 35억6000만달러였다.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은 1000만달러 줄어든 48억1000만달라를 기록했다.

금의 경우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였다.

한편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4431억달러)으로 세계 9위다. 중국(3조2165억달러), 일본(1조3947억달러), 스위스(1조836억달러)가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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