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보고서 지적재산권화 추진
‘삼프로TV’와 초보투자자 대상 유료교육
외국계 헤지펀드에 리포트 제공도 나서

메리츠증권이경수 센터장
메리츠증권
이경수센터장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애널리스트가 쓴 보고서나 활동을 어떻게 지적재산권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는 찾아보기도 힘들 정도로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있지만,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한국도 코스피 3000포인트를 넘나드는 선진 증시로 접어든 만큼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할 시기다.”

4일 메리츠증권 이경수 리서치센터장<사진>은 메리츠증권이 시도하는 ‘수익형 리서치센터’ 변화 전략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최근 메리츠증권은 유명 주식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와 국내산업 기초 분석 동영상 서비스인 ‘주식대학’을 유료로 제공 중이다.

지난달 말부터 개강한 주식대학은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소속 21명이 직접 강사로 참가해 반도체, 제약·바이오 등 각 주요 산업별 기초 세미나를 진행한다. 업종별 주요 지표, 용어 해석 등 주식 초보자들이 주요 지표에 따른 정석 투자를 하도록 돕는 게 목적이다.

외국계 헤지펀드와도 제휴를 맺고 리포트 자료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계 헤지펀드가 늘어나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 선점에 나서려는 복안이다.

국내 기업과의 B2B컨설팅도 주요 비즈니스 중 하나다. 최근 국내 중견 그룹 3곳과 계약을 맺었으며, 컨설팅 대상을 더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타 금융사와 협업을 통한 투자정보 플랫폼 구축 등 신규 비즈니스도 계획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의 다양한 시도는 증권사마다 애널리스트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비롯됐다.

국내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인원은 지난 2010년 1508명에서 지난해 1049명으로 10년 새 30% 넘게 줄어들었다. 코스피가 2900대로 치솟았던 지난해에도 애널리스트 수는 2019년 1068명에서 1049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애널리스트가 증권사 주요 구조조정 대상이 된 배경은 리서치센터가 비용부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증시가 박스권에 머무르면서 증권사들로선 수익을 내는 투자은행(IB)과 같은 부서의 인력을 늘리는 대신 리서치센터의 인력감축을 시행해왔다.

이 센터장은 “애널리스트들이 증권사 내 주요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등 회사에서의 입지가 줄어들고, 애널리스트들 스스로 본인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소속 애널리스트들에게 자신감도 불어 넣어주고 싶고, 단 몇 푼이라도 원하는 사람들이 돈을 주고서라도 보고 싶게 만드는 보고서를 쓰는 사람이라는 직업 정신을 만들어 주고 싶어 삼프로TV와 협업, B2B컨설팅 확대 등 여러 방면의 도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소속 애널리스트들에게 모두 배분할 예정이다. 애널리스트로선 더 열심히 투자분석에 나서는 유인이 생기게 되는 셈이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의 최종 목표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가 윈윈(WIN-WIN)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최근 우리의 변화는 단지 수익 추구보다는 국내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표에서 시작됐다”며 “국내투자자 자금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100조원이 유입됐는데, 이 수치는 증권사에도 투자자에게도 매우 중요한 의미다. 신규 유입된 투자자들에게 성공 경험을 제공해 노후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이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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