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銀 순익 5년 만에 감소세 전환…8%↓
“코로나19로 초저금리, 충당금 확대 탓”

4대 은행 실적 현황. (표=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주요 4대 은행의 지난해 대출자산이 1년 전보다 10%가량 급증했지만, 순이익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만의 감소세 전환으로, 은행의 주된 수익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출 확대에도 이처럼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020년 순이익은 7조7493억원으로, 전년보다 평균 8%가량 하락했다.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은 두 자릿수를 기록한 신한은행(2조778억원, -10.8%)이었다. 계속해서 △우리은행(1조3632억원, -9.5%) △하나은행(2조101억원, -6.1%) △국민은행(2조2982억원, -5.8%)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코로나19로 인해 추가충당금을 쌓고, 이자상환유예 등 금융지원에 나서는 한편 순이자마진(NIM) 축소 등의 영향이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원화대출이 역대급으로 증가하면서 비우호적인 경영환경 속에서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실제 신한은행의 대출은 249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6%(24조원) 늘었다. 이 기간 국민은행도 가계 및 기업대출 부문이 각각 9.5%, 10.3% 고르게 증가해 평균 9.9% 상승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9.5%, 8.8% 올라 견조한 대출성장을 보였다.

반면 이들 은행의 NIM은 1.28~1.51% 수준으로, 직전 년과 비교해 모든 은행이 0.1%포인트 정도 감소했다. NIM은 은행의 수익 창출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은행들이 자산 등을 운용하면서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수치를 총 운용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은행들도 대출금리를 같이 내려 수익 창출에 한계가 생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연간 은행 NIM은 금리하락 영향으로 전년대비 16bp 하락했다”며 “핵심예금(수시입출금통장 예금) 증대로 인한 조달비용 부담 완화와 선별적 여신(대출) 프라이싱(Pricing) 노력에 힘입어 직전분기보다는 2bp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여기 더해 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부실화를 대비해 충당금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4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충당금 전입액은 1조7615억원으로, 1년 전보다 평균 210% 늘었다. 가장 증가폭이 큰 곳은 53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2.7% 상승한 우리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의 경우 충당금 3901억원(244.6%) 중 코로나19 관련 추가충당금이 210억여원에 달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용절감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로 인한 비우호적 경영환경 등에 기인해 전반적으로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라며 “현재 제로금리인 만큼 추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본다. NIM 저점을 찍은 만큼 올해는 소폭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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