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대 은행서 4050행원 2500명 짐 싸
‘언택트’ 환경 맞춰 채용에 디지털역량 중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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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은행권 ‘세대교체’가 빨라지고 있다. 4050세대가 희망퇴직으로 떠난 자리를 2030세대가 채우는 양상이다.

은행들은 언택트 시대에 따른 금융업 패러다임 급변으로 여신과 대출 등 전통 은행업에 익숙한 기존 행원들의 활용가치가 낮아지자 영업점 등 오프라인 인력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업무 디지털전환(DT)을 위한 젊은 디지털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연말연초 단행한 희망퇴직으로 짐을 싼 직원 수는 2500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1700여명) 대비 800명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에서 지난달 30일부로 800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했고,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에서는 지난해 말 각각 511명, 496명이 떠났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지난달 말 희망퇴직으로 각각 468명, 220여명이 나갔다.

희망퇴직이 늘어난 건 은행들이 신청 가능 나이를 낮추고, 특별퇴직금 등 보상 조건을 상향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이 크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인건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은행들은 코로나19 여파와 초저금리 기조 등에 따른 수익성 둔화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하면서 운영비용 절감이 절실한 상황이다.

희망퇴직자들이 떠난 빈자리는 디지털역량이 출중한 신입직원들로 채워지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340명 규모의 신규직원 채용을 진행한다. 이번 채용을 통해 기대하는 부분은 IT운영의 효율을 높여줄 디지털 인재 확보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채용 실시계획을 밝히며 “채용절차 전반에 걸쳐 디지털 역량검증을 강화할 것”이라며 “디지털 기본소양을 갖춘 우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고, DT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금융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인력을 수시채용하고 있다. 특성화고등학교, 경력직, 석·박사 등 다양한 전형을 통해 신기술 활용 서비스 발굴 및 개발, 디지털 채널 서비스 개발 및 운영, 정보 보호 분야 등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한다.

특히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필기시험을 없애고 코딩 테스트를 도입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은 공통적으로 DT 추진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최소한의 운영비용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끌어내는 DT를 위해선 IT,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코딩, 데이터마이닝 등 디지털 분야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목표가 희망퇴직 단행과 채용에 고스란히 반영돼 은행 직원들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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