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학교 경영학부 서지용 교수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가 늘고 있다. 중금리 대출은 4~6등급의 중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이다.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는 고신용자 위주 가계대출 쏠림을 완화하고, 금융이력 부족 차주가 낮은 금리로 대출시장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긍정적 면이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시 중금리 대출 활성화가 기대됐지만, 결과적으로 당초 기대에는 못 미쳤다.

인터넷전문은행이 편의성 강조와 우대금리 제시로 신용 부족 차주보다 고신용자 위주의 신용대출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고신용자 대출비중이 90%를 넘어선 것도 이를 방증한다. 

최근 중금리 대출증가가 포용금융 달성을 위해 긍정적이지만, 그리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중금리 대출 증가가 자칫 일시현상으로 치우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시행중인 고신용자 대상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고신용자의 중금리 대출 수요는 늘어났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취지에 부합되게 중금리 대출 이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란 최근 금융위원회 발표도 일정부분 영향을 준 듯하다.

이로써 최근 중금리 대출 증가가 금융당국의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규제와 인터넷전문은행 규제강화로 인한 일시적 풍선효과라고 유추 가능하다.

표용정책 구현과 금융권의 새로운 수익사업 발굴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중금리 대출 활성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해결할 과제가 있다.

첫째 금융당국은 중금리 대출상품의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

현재 업권별 중금리 대출요건이 차별화돼 있는데, 각각 은행은 평균금리 6.5%이하, 최고금리 10.0%미만, 카드사는 11.0%이하, 최고금리 14.5% 미만, 저축은행은 평균 16.0%이하, 최고금리 19.5% 미만이다.

금융기관의 적극적 대출사업을 유도하기 위해 실세금리 기준으로 가산금리 기준을 정하는 것이 좋다.

현행 업권별 금리수준은 금융당국이 정한 획일적 금리기준으로 자금조달 상황에 따른 시장 금리변화에 유연하게 매칭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금융당국은 비금융 정보 신용평가사(CB) 인허가 사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신용평가 대상자중 금융이력 부족자로 분류된 차주들은 약 27% 수준이다.

금융이력 부족자(Thin filer)는 경제이력이 짧은 청년층, 60대 이상 노인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국민 4명중 1명 정도가 돈을 갚을 의지가 있음에도 금융거래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고금리 대출을 받거나 대출 거절을 경험한다는 해석이다.

비금융 정보만을 활용해 개인 신용을 평가하는 전문적인 비금융 CB사의 등장이 시급한 이유다.

셋째 중금리 시장 경쟁을 유도하는 상시적인 금융 인센티브 정책이 요구된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한시적으로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로 100%이하로 규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일시 예대율 규제 완화가 한시적으로 중금리 대출을 늘리는 데 효과는 있을 듯하다. 하지만, 중금리 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기 위해 상시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현행 예대율 산정 시 가계대출 가중치의 15% 상향조정, 기업대출 가중치의 15% 하향조정이 이뤄진다.
가계대출은 억제하고 기업대출은 늘리려는 금융당국의 정책적 조치다.

그런데 일시적인 예대율 규제 완화조치가 종료될 경우 금융기관은 한정된 대출재원을 토대로 가계대출 포트폴리오 구성 시 안정적으로 수익이 보장된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중신용대출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이로써, 15% 가중치 상향조정되는 가계대출에서 중금리 대출은 배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현행 개인사업자 대출에 한해 가중치 0%가 적용된다. 필요시 대출 가중치 적용에서 기업대출처럼 가중치 -15% 또는 적정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도 신중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중금리 대출이 포용금융 구현과 함께 금융기관의 안정적 대출사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중금리 대출상품 기준 개선, 비금융정보 신용평가업 조기허용, 예대율 산정시 가계대출 가중치 개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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