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유경PSG운용에서 사모펀드로
JP모건, 제3자에 담보권 매각…손실 불가피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국내 증권사 및 기관투자자들이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호텔 리조트 개발사업 투자에 나섰다가 3000억원대의 투자손실을 떠안게 된 가운데, 이들의 대출채권을 기초로 한 사모펀드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도 600억원대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의 ‘매리어트 인 라스베가스 파생결합증권(DLS) 신탁’과 유경PSG자산운용이 설정한 매리어트 인 라스베가스 사모펀드가 원금 손실 위기에 처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리조트 개발사업인 ‘더 매리어트 앳 드루 라스베가스(The Marriot at Drew Las Vegas)’의 개발사업에 선순위 투자자로 참여한 JP모건과 도이치뱅크가 해당 사업의 담보권을 제 3자인 부동산 개발업체 코흐 리얼에스테이트 인더스트리와 퐁텐블로 디벨롭먼트 컨소시엄에 매각해서다. 

문제는 리조트 개발사업이 코로나 사태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시작됐다. 코로나 여파로 미국 내 호텔·리조트 등 관광산업이 부진해지자 해당 개발의 지연이 불가피해졌고, 현지 시행사(차주)가 선순위 대출자인 JP모건에 이자를 납입하지 못한 것이다.

담보권이 제 3자에게 넘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도 원금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국내에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셀다운(sell-down)을 한 곳은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뿐이다. 

신한금융투자의 매리어트 인 라스베가스 DLS는 하나금융투자의 매리어트 앳 드루 라스베가스 선순위 메자닌 대출채권 물량을 받아 만든 상품이다.

지난 2019년 6월께 판매를 시작한 해당 DLS 신탁은 만기 1.5년에, 목표수익률 연 5%로 책정돼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은행 이자보다 높은 이율과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후순위 메자닌 투자자로 참여할 만큼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고액자산가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들 개인투자자의 투자금액은 총 400억원 수준이다. 

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사모펀드도 시장에 풀렸다. 유경PSG자산운용은 매리어트 인 라스베가스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사모펀드를 설정했고, 해당 펀드는 신한은행을 통해 100억원 가량 판매됐다. 이 과정에서 유경PSG자산운용은 신한금융투자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대출을 일으키기도 했다.

DLS 신탁 및 사모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접수하고, 개별 소송 등도 준비 중이다. 투자자들은 판매사들이 불완전 판매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에 전 세계적으로 호텔·리조트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전에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등에 공격적으로 나선 증권사들은 타격이 불가피하고, 이들의 대출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대체투자펀드 등은 환매중단, 원금 손실 등의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개발사업과 관련해 국내 증권사들과 기관투자자들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선순위 메자닌 투자 주관사,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은 후순위 메자닌 투자 주관사였다. 이들은 해당 메자닌을 국내 기관투자자들에 셀다운하고, 후순위 에쿼티로도 참여해 자기자본을 투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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