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1870억 적립…타 상장사 대비 과도
“올해 보증준비금 30% 이상 헤지할 계획”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한화생명이 올해부터 변액보증준비금으로 인한 손익변동성을 최소화한다.
저금리 기조와 주가하락 등 시장변동성이 지속될 거란 가정 하에 금리민감도를 줄이기 위해 전체 변액보증준비금 중 30% 이상을 헤지(hedge·위험회피)한다는 계획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해 4분기 44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분기(655억원 이익) 대비 적자전환했다.
1870억원 변액보증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한 영향이다. 분기별 변액보증준비금 추이를 살펴보면 △1분기 2550억원 적립 △2분기 1380억원 환입 △3분기 650억원 환입이다.
지난해 4분기 주식시장 활황에도 경쟁사 대비 헤지 비중이 적어 보증준비금 규모가 크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4분기 주요 상장사인 삼성생명의 경우 2500억원이 환입되고, 동양생명은 30억원 추가 적립에 그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변액보험은 판매 시점의 예정이율보다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 그 차액만큼을 보증준비금으로 쌓아야 한다. 보증준비금은 부채 적정성평가(LAT)의 할인율을 준용한다. 쌓아야 하는 변액보증준비금 규모가 늘면 이차손실이 커져 그만큼 순이익은 감소하게 된다.
한화생명 김병호 리스크관리팀장은 IR컨퍼런스 콜에서 “시작금리 및 장기평균금리 하락으로 금리시나리오가 변경됐고, 당사의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4분기 1870억원을 추가로 적립하게 됐다”라며 “올해 금리와 주가 상황에 따라 전체 보증준비금 중 30% 이상을 헤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제로금리가 유지되면 시작금리 및 장기평균금리 하락으로 인해 변액보증준비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한화생명은 최근 몇 년간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적립을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요인으로 설명해왔다.
또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킥스(K-ICS)가 도입되면 변액보험 보증과 금리연동형 상품의 최저이율보증 등이 부채에 반영돼 리스크를 줄일 필요성이 커진다.
현재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위험 헤지는 파생상품으로 가능하다. 주가지수 선물, 이자율 스왑 등 거래를 통해 보증준비금의 가치 변동과 파생상품의 가치 변동이 서로 상쇄하도록 해 손익 변동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9년 헤지시스템을 설계해 그해 말부터 가동했다. 김병호 리스크관리팀장은 “작년에도 보증준비금 헤지를 준비했으나, (거래비용 등) 헤지상황이 좋지 않았다”라며 “현재도 일부 금액에 대해 헤지를 시작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