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센터發 긍정적 보고서 쏟아져
지속된 영업적자 발목 잡을 가능성도

<대한금융신문=강수지 기자> 증권사들이 앞 다퉈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에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속하는 영업적자가 상장 과정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시선도 감지된다.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라인’과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의 경우 앞서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준비하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새해 들어 쿠팡의 상장이 가시화 되면서 현재까지 미래에셋대우를 시작으로 KB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 14개 이상의 증권사가 쿠팡에 대한 긍정적인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번 상장은 쿠팡의 지분을 100% 보유한 미국의 쿠팡LLC가 사명을 쿠팡INC로 전환해 진행한다. 뉴욕증권거래소의 상장심사를 통과할 경우 올해 1분기 중 상장은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상장 이후 쿠팡의 기업가치를 최대 55조원까지 평가하고 있다. 매출 성장률이나 가입자들의 높은 충성도가 직접적인 이유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91%를 기록했다. 이는 아마존(38%)이나 이베이(19%)를 크게 웃돈다. 쿠팡의 높은 매출 성장률은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 등 카테고리와 서비스의 확장 전략이 유효했다.

이용자의 충성도나 가입 연차에 비례해 상승하는 구매금액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활성 고객의 32%가 로켓와우 회원이며, 이들의 구매 빈도는 일반 회원보다 4배 정도 높다.

중장기적으로 OTT, AI, IT까지 어우르는 토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 역시 충분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긍정적 전망에만 기대할 수 없다는 우려의 시선도 감지된다. 대규모의 영업손실 등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쿠팡이 상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평가다.

증권사들은 쿠팡의 영업손실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들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 2018년 1조1651억원이던 영업손실은 지난 2019년 7127억원, 지난해 5842억원을 기록하며 점차 줄어들고 있다.

쿠팡이 상장을 준비 중인 뉴욕증권거래소는 기업의 재무 상황을 중요하게 판단, 흑자 기업으로 설명이 가능한 건전한 재무제표를 요구한다.

적자 규모가 계속해서 줄어드는 상황일 경우 상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증권거래소에 제출하는 증권신고서는 해당 기업의 유리한 내용만을 담고 있다. 따라서 뉴욕증권거래소는 재무 사항 등과 관련해 부족한 내용 등 수정 사항을 요청할 수 있으며, 쿠팡은 이를 반영해 다시 제출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지난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시도하던 라인이 있다. 라인의 경우 총 7번가량의 증권신고서 수정 요청을 받았지만 결국 상장에 실패했다. 그해 1분기까지 라인은 쿠팡과 같이 적자를 면치 못 하는 상황이었다.

이후 2년 뒤인 2016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4년만인 지난해 상장 폐지 수순을 밟았다.

위워크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018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이전 년도부터 매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열악한 재무 상황 탓에 상장에 실패했다.

쿠팡 역시 지난해 매출이 코로나19 특수로 크게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속적으로 큰 매출 성장이 가능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라인과 위워크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준비할 때 적자를 기록하던 재무 상황이 발목을 잡았다”며 “쿠팡의 상장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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