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청약경쟁률에 ‘로또 아파트’ 기대수요↓
초저금리·내방객 감소에 가입 유인도 힘들어져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청약 경쟁 과열로 가점 인플레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을 찾는 사람이 줄고 있다. 예대율 관리가 급한 은행들은 장기수신 고객 확보에 도움 되는 청약통장 가입률 감소에 아쉬움이 많은 눈치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가입 기간 6개월이 안 되는 월별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 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 추이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청약통장 가입 6개월 미만 좌수는 전월(230만6737좌)보다 0.8% 줄어든 228만8264좌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9월 225만4824좌(-1.46%), 10월 223만8351좌(-0.73%), 11월 22만1506좌(-0.75%), 12월 219만7328좌(-1.08%)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통상적으로 소득공제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 가입이 늘어나는 연초인 올해 1월에도 청약통장 가입 6개월 미만 좌수는 220만1698좌로 전월보다 0.19%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추세는 청약 시장에 ‘청약통장 무용론’이 확산한 영향이 크다.

매해 치열해지는 청약 경쟁에 당첨을 위해 필요한 가점이 만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젊은 세대가 지금 청약통장에 가입해봤자 어차피 일반적인 무주택자 자격으론 당첨을 꿈꿀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

실제로 청약홈 공시를 보면 지난 1월말 기준 청약 1순위 자격을 가진 청약통장 가입자는 1471만7706명으로 전체 가입자 2737만3638명의 절반을 넘는다.

여기에 1인 미혼 가구 비중이 계속해서 늘고 있음에도 청약제도가 기혼 혹은 자녀가 있는 가구의 당첨이 유리하도록 거듭 개편되면서 젊은 세대의 신규 가입 유인이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두고 은행권에선 탄식을 자아낸다. 청약통장은 은행에 있어 장기 가입자인 수신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상품이다. 때마다 은행들이 청약통장 가입 이벤트를 하는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적금은 1년짜리라고 보면 청약통장은 한번 가입하면 20년, 30년 오랜기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고정적인 수신고객 확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도 청약통장 가입률 감소는 아쉬움이 크다. 초저금리 기조, 주식투자 열풍에 연초부터 저원가성 예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은행들은 예대율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2019년 분양가 상한제 민간 확대 직후 ‘로또 아파트’를 노리는 수요에 청약통장이 반짝인기를 끌었다가, 세자릿수에 달하는 수도권 청약경쟁률에 일찌감치 포기하고 중도해지를 하거나 자녀 명의로 신규 가입해두는 일도 다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약통장은 단순히 청약 당첨 가점뿐만 아니라 일반 예·적금보다 높은 금리로 가입을 유인하곤 했으나 초저금리 환경에 그 매리트가 떨어졌고, 영업점 직원 권유를 통한 가입 비중이 큰 데 뱅킹앱 활성화, 코로나19로 내방객이 줄어 적극적인 영업도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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