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금리 낮춰 수신 속도조절
신규 사업보다 리스크관리 중점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저축은행에 대규모 수신액이 몰리면서 역마진 대비에 나서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 수신 규모는 79조1764억원으로 전년(65조300억원) 대비 20.07%(13조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수신 규모는 2107조9181억원으로 전년(1900조2257억원)대비 10.9% 늘어났다.

0% 금리의 시중은행보다 비교적 높은 금리의 예·적금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으로 많은 돈이 몰린 것이다.

현재 저축은행의 12개월 기준 평균 예금금리와 평균 적금금리는 각각 1.81%, 2.42%다.

업계는 높은 금리를 되돌려줘야 하는 저축은행의 역마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저축은행들도 예·적금 금리를 낮추며 속도조절에 나섰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8일부터 12개월 이상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낮췄으며, OK저축은행도 지난 17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예대마진 확보를 위해 중금리 신용대출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액은 8조원으로 지난 2019년 말(4조원)보다 두 배가량 급증했다.

개인신용대출에 쏠려있던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대출 비중을 늘리려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과 기업대출의 비율을 5.5대 4.5에서 5대 5 정도로 늘리고 있다”며 “균형 잡힌 수익구조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들은 빠른 수신액 증가에도 신규 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정부의 규제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만기 연장 유예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해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올해는 리스크 관리 강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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