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박지수 CTO

두물머리 박지수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기술경영자)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뛰어난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두물머리의 박지수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기술경영자)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업력 7년 차의 두물머리가 최근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내 잔잔한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두물머리는 로보어드바이저 가운데 가장 다양한 투자 전략들을 제공하면서도, 투자 이후 예상 시나리오들에 대한 대응전략을 미리 준비하고 커뮤니케이션함으로써 고객이 오랫동안 투자를 지속하도록 돕는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활용한 금감원의 클라우드 이용 보고를 성공적으로 마침으로써, IT 리소스의 효율적 활용과 고객 정보의 안전한 보호를 동시에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24일 현재 두물머리가 관리하는 전체 고객 자산은 1504억원이다. 연금 등 중장기 자금을 관리해주는 서비스인 불리오에서 1100억원, 모바일 자산관리 앱 불릴레오에서 404억원을 각각 관리한다.

박지수 CTO는 “두물머리는 최근 시나리오 관련 콘텐츠 강화 및 사후관리의 고도화에 몰두하고 있다”며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 이후 상황이 바뀌더라도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고객의 목표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그 과정에서 고객이 동요하지 않도록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예컨대 불릴레오 초기에 출시한 시나리오 중 하나인 <기술주 대첩>은 경기 확장기 후반에 발생하기 쉬운 기술 업종의 강세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기획한 것이지만, 코로나 이후 전혀 달라진 기술주의 위상 등을 감안해 앞으로의 시나리오와 대응 방향에 대해 계속해서 투자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박 CTO는 “시장에는 다양한 속성을 가진 자산과 금융상품들이 존재하고, 투자자들 역시 저마다 지식, 성향, 경제적 상황, 투자 목표, 투자에 쓸 수 있는 에너지 수준이 모두 다르다”며 “투자자의 특성과 투자상품, 그리고 그 관리 방법이 서로 합이 맞아야 오랫동안 투자를 지속하면서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발에 비유하자면 두물머리는 각각의 고객의 발 모양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다양한 종류의 신발을 분석, 가공, 조합해서 고객의 발에 맞춰준 다음, 이후 고객의 용도, 상황,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맞게 정기적으로 관리·보수까지 해주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며 “오래 지속할 수 있을 만큼 편안할 뿐만 아니라, 불확실성 높은 상황에서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를 완화해주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두물머리는 개별 투자자의 심리를 감안한 운용 알고리즘 개발에도 한창이다.

박 CTO는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전략 자체가 나빠서 손실을 보는 경우보다, 투자자 본인이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면서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며 “주가 하락시 과도한 물타기를 하거나 투자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할 때 성급하게 수익을 실현하는 것도 비슷한 현상이다. 사람마다 심리적으로 동요하기 쉬운 조건들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두물머리는 개별 고객들이 안정적 심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제약조건들을 파악하고 이에 부합하는 형태로 운용 방식을 맞춤화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CTO는 두물머리의 특별한 강점으로 ‘금융 전문가와 IT 전문가가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꼽았다. 그는 “금융인들이 주도하는 기존 금융회사에서는 IT 부문이 지원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은 반면, 우수한 기술 조직을 전면에 내세운 대형 핀테크 기업에서는 금융인들의 지식과 경험이 저평가될 수 있다”며 “두물머리는 고객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 전문가들의 노하우와 엔지니어들의 문제해결능력이 긴밀하게 결합돼야 한다고 믿고, 이를 가능토록 하는 기업문화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두물머리는 개발 환경과 관련해서도 기존의 금융 IT의 보수적 관행과 새로운 표준 사이에 간극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물머리는 중요 업무에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 이에 대해 업계 최초로 금융감독원에 클라우드 이용 보고를 완료했다. 2018년 12월 31일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으로 중요 업무에 대해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그간 금융권에서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다. 미국의 주식 거래 앱 ‘로빈후드(Robinhood)’나 글로벌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Chartered)’ 등이 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끝으로 박지수 CTO는 “AWS는 중요 데이터에 대한 소산 백업 및 재해 복구가 용이하고,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돼 있는 다중 가용영역을 활용해 손쉽게 서버 이중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감독당국이 요구하는 엄격한 고객 정보보호 의무를 충족시키는데 문제가 없었다”면서 “오히려 클라우드 이용 보고 과정에서 AWS의 도움을 받아 업무 연속성 계획과 안전성 확보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보호전략을 마련할 수 있어 고객 정보의 안전한 보관과 활용에 더욱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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