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지는 저신용 차주 입지
대부업도 중금리 대출 취급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중·고신용 차주들이 은행권에서 저축은행과 카드사로 이동하면서 저신용자의 대출은 더 힘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 중 5개사의 표준 신용등급 7, 8등급 차주에 대한 카드론 평균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전월대비 증감을 살펴보면 각각 △롯데 20.61%(+0.16%) △삼성 19.48%(+0.27%) △신한 19.52%(+0.04%) △우리 19.29%(+0.67%) △국민 20.63%(+0.08%) △하나 16.85%(-0.07%) △현대 17.14%(-3.15%) 등을 기록했다.

반면 금리 인하는 고신용 차주에게 쏠렸다. 신용등급 1~2등급의 고신용 차주에 대한 카드론 금리는 삼성카드를 제외한 전 카드사에서 인하됐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시중은행의 대출이 막히자 제2금융권으로 차주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2금융권도 연체 리스크가 있는 저신용자보다 중·고신용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덕분에 제도권 금융에서 저신용 차주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올해 1월 말 기준 전업 카드사 중 9, 10등급 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하는 카드사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뿐이다. 지난해 10월까지는 4개사가 취급했었다.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한 38개 사중 신용평점 300점 이하의 차주에게 대출을 취급하는 업체는 두 곳뿐이다.

대출 허들이 높아지자 저신용자가 불법 사금융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부업계에서도 중금리 대출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공시한 21개사 중 3개사가 15~20% 금리의 대출을 취급하고 있으며 이중 2개사는 15% 미만의 대출도 취급중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우량 차주 중심으로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카드 사들이 보수적으로 대출을 운용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도권 금융의 마지노선인 대부업에도 중신용자들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금융사들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안전한 차주 우선으로 대출할 테니 저신용자는 제도권 밖의 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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