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보험사 순익 전년 대비 69% ↑ 전망

<대한금융신문=유정화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 개선된 경영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증시 호조로 변액보험 보증금 부담이 줄고,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을 기피하는 분위기에 보험금 청구가 줄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 보험사 9곳(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의 별도 기준 1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9913억원) 대비 69% 늘어난 1조6800억원으로 나타났다.

실적 개선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사는 한화생명이다. 한화생명의 1분기 순익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는 1177억원으로 전년 동기(478억원) 대비 146.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호실적 배경으로 "지난해 1분기 변액보험 보증손익 악화 기저효과 때문"이라면서 "2000억원 중반의 견조한 처분이익 기여도가 유지되는 현재 변액보증 손익 부담이 제거됐고 손해율과 사차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코로나19 반사효과로 위험손해율이 하락한 데다 금리상승 및 주식시장 호조가 이어지고 있어 변액보증준비금 부담이 덜한 점도 수익 개선에 긍정적이다. 동양생명의 1분기 순이익은 669억원으로 전년 대비(636억원) 보다 5.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맏형격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의 특별배당금으로 각각 8019억원, 1400억원을 받아 높은 투자수익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1분기 순이익 7350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화재 순이익 추정치는 3315억원이다. 이는 1년 전에 비교해 각각 132.1%, 102.1% 증가한 수치다.

손해보험사들의 실적도 호조가 예상된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를 제외한 손해보험 4개사(DB손보·현대해상·메리츠화재·한화손보)의 합산 순이익은 3689억원에서 4094억원으로 10.9% 증가했다. 자동차보험료 성장률과 손해율 개선이 지속되는데다 장기 인보험 경쟁축소에 따른 사업비율 개선으로 보험영업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3월 누적 평균 손해율은 삼성화재 80.1%, 현대해상 80.9%, DB손해보험 80.9%, 메리츠화재 77.5%, 한화손해보험 81%를 기록했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향후 코로나19 4차 유행이 나타나는 경우 자동차 손해율 개선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코로나19 유행에 대한 영향은 단기 요인이나 대표적인 배당주인 보험사의 올해 실적이나 시가배당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올해 보험사들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운용수익률 상승, 변액보증준비금 적립 부담 완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실적 개선 요인은 단기적일뿐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과잉진료, 과잉수리 등 구조적인 문제 등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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