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출혈경쟁으로 이어질까 우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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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장하은 기자> 삼성증권이 수수료 전액 면제 개인형퇴직연금(IRP) 상품을 내놓으면서 증권사간 출혈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증권은 IRP 계좌에 부과되는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삼성증권 다이렉트IRP를 출시했다. 

삼성증권 다이렉트IRP는 통장 개설 이후 발생하는 운용·자산관리 수수료가 없는 상품이다. 단, 가입부터 IRP에 담을 종목 선택 등 가입자 스스로 운용해야 한다. 

IRP는 근로자가 재직 중 자율로 가입하거나 퇴직 시 받은 퇴직급여를 적립·운용할 수 있다.  퇴직연금 DB·DC형과 달리 IRP는 퇴직연금으로 투자할 종목부터 운용까지 가입자가 직접한다. 

가입자가 IRP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증권사들은 포트폴리오 구성을 돕는 등 서비스관리 업무를 제공하고 0.1~0.5%(2020년 기준) 수준의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받는다. 

증권사들은 IRP도 출혈경쟁이 점화할 수 있다고 본다. 수수료 무료 상품을 출시한다면 단기적으론 고객 확보의 당근책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땐 오히려 고객을 잃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퇴직연금 계좌는 장기간의 자산운용을 목적으로 한다. 결국 최종 수익률이 관건인데, 전문가 없이 가입자 스스로 시장 변동성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증권사를 통해 가입하는 IRP는 최대 70%까지 상장지수펀드(ETF)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그만큼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 고수익을 낼 수 있지만 주식시장 변동에 따라 원금손실이 날 수도 있다. 이 때 발생하는 원금손실은 가입자 몫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IRP는 장기로 투자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수수료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을 계기로 수수료 경쟁은 심해질 것”이라며 “회사 간 출혈경쟁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무조건 고객을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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