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금리 인하로 수익·장래성 악화
매각·영업중단으로 한국시장 축소

J트러스트 홈페이지에 게시된 결산 보고서
J트러스트 홈페이지에 게시된 결산 보고서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국내 저축은행·대부업권을 장악했던 일본계 금융회사들이 속속 ‘엑시트’에 나서고 있다.

26일 J트러스트에 따르면 한국의 연결회사 JT저축은행과 캐피탈 주식을 VI금융투자에 매각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JT친애저축은행의 주식은 넥서스뱅크에 넘긴 상태다.

J트러스트는 지난해에도 JT저축은행 매각을 위해 매수 후보를 물색한 바 있다.

우리나라 저축은행과 대부업에 진출한 일본계 금융회사 22곳 중 국내법인의 총자산 1조 이상인 업체는 네곳(SBI·J트러스트·오릭스·산와머니)이다. 이중 세곳(J트러스트, 오릭스, 산와머니)이 매각·영업중단 등을 통해 한국 시장을 축소하고 있다.

오릭스는 지난 2019년 한국의 연결회사 OSB저축은행 매각을 위해 나섰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해 실패한 바 있다. 올해도 매각 계획을 이어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산와머니는 지난 2019년부터 신규대출 영업을 중단하고 기존 대출에 대한 상환만 받고 있다. 52개에 달했던 산와머니의 지점 수는 현재 6개밖에 남지 않았다.

업계는 일본계 금융회사들이 한국의 최고금리 인하 기조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자 시장 철수를 진행 중이라고 분석한다.

당초 일본 금융회사가 우리나라에 진출한 건 금리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일본의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되면서 금융회사들의 수익성에 타격이 생겼고 당시 최고금리가 44%였던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일본계 금융회사별 한국 진출 시기는 △오릭스(OSB저축은행) 2010년 △J트러스트(JT친애) 2012년 △SBI홀딩스(SBI저축은행) 2013년 △산와대부(산와머니) 2002년 등으로 2010년 이후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한국도 지속된 최고금리 인하로 현재는 24%, 오는 7월부터는 일본과 동일한 수준인 20%로 인하될 예정이다.

OSB와 산와머니는 이미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다. OSB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7억7603억원으로 전년 (204억1908만원) 대비 절반가량 감소했다. 산와머니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15억7439만원으로 전년(2605억8514만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J트러스트는 JT저축은행이 한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매각을 결정했다. J트러스트 측은 보고서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가치와 장래성에 대한 검토 후,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JT저축은행 주식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본계 금융회사들이 넘어올 때, 한국은 문화도 비슷하고 최고금리도 높은 매력적인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메리트가 많이 줄었다”며 “시장 포화와 수익성 악화 때문에 우리나라 금융회사도 동남아로 넘어가는 상황인데 일본회사들이 국내 시장을 진출·확장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BI홀딩스의 SBI저축은행은 국내 저축은행 업계 총자산 1위로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2013년부터 7년간 누적된 결손금 때문에 모회사에 배당을 할당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역대급 순익(2583억원)을 기록하며 결손금을 청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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