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평가익 줄고 가용자본 늘어

(사진=금융감독원)
(사진=금융감독원)

<대한금융신문=유정화 기자> 지난해 말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익이 감소 등으로 보험사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했다. 올 들어서도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보험사 자본적정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12월 말 기준 보험회사 RBC비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보험사의 RBC비율은 275.1%로 같은 해 9월 말 283.9%보다 8.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3월 266.5%까지 하락했던 보험사 RBC비율은 6월(276.4%), 9월(283.9%)로 2분기 연속 개선됐으나 지난해 12월 말에는 떨어졌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RBC비율은 각각 297.3%, 234.2%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말과 비교해 각각 6.1%포인트, 13.5%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RBC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가용자본은 보험사의 위험으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금이다. 요구자본은 보험사의 내재된 각종 위험이 현실화 됐을 때 손실 금액이다.

RBC비율이 하락한 데는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이익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9월말 1.43%에서 12월 말 1.71%로 0.28%포인트 상승했다. 올 들어서도 국채 금리가 꾸준히 상승해 3월 말 기준 2.0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에도 채권평가손실이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채권평가익 감소에도 불구 주가상승에 따른 기타포괄손익이 9000억원 늘면서 가용자본은 소폭 증가했다.

반면 요구자본은 2조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운용자산이 전분기보다 12조9000억원 증가한 1047조2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신용·시장위험액이 동반 증가한 탓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 12월 말 기준 보험사 RBC비율은 보험금 지급 의무 이행을 위한 기준인 100%를 크게 웃돌고 있다"면서도 "향후 금리변동,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RBC비율이 악화가 우려되는 경우 자본확충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생보사 가운데 RBC비율이 높은 회사는 교보라이프(661.3%), 푸르덴셜(428.9%), 카디프(421%) 등 이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AIA생명(26.2%포인트)과 삼성생명(11.9%포인트) 등 상승했다. 주요 손보사 중에는 AIG손보(420.6%), 카디프손보(315.3%), 삼성화재(300.9%) 등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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