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은행 가계대출 전월比 16조↑…역대 최대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가상화폐 투자 열풍과 공모주 일반에 청약에 대거 ‘빚투(대출로 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4월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 폭으로 불어났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25조7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6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특히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잔액 281조5000억원)이 한 달 새 11조8000억원이나 뛰었다. 이 역시 사상 최대 기록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SKIET 공모주 청약이 있었는데, 관련 대출 수요가 전체 가계대출과 신용대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청약일을 포함해 3영업일 간의 기타대출(신용대출) 추이 등으로 미뤄 약 9조원대 초반 정도가 SKIET 관련 대출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43조2000억원)도 한 달 새 4조2000억원 늘었다. 다만 증가 속도는 2월(6조5000억원), 3월(5조7000억원)과 비교해 뚜렷하게 떨어졌다.

전세자금 대출만 따로 봐도 증가 폭이 한 달 새 2조8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주택 입주 물량 감소 등에 따라 집단대출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감소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은행뿐 아니라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4월 중 25조4000억원 늘었다. 지난 3월(9조5000억원)과 1년전(3조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16조1000억원,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보험회사 약관 대출 등을 중심으로 9조4000억원 각각 늘었다.

대출 종류별로는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이 3월보다 5조2000억원, 신용대출(11조3000억원)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20조2000억원 증가했다.

기업의 4월 말 기준 은행 원화 대출 잔액은 1011조4000억원으로 3월보다 11조4000억원 늘었다. 4월 증가액으로는 2009년 6월 관련 속보 통계 작성 이후 지난해 4월(27조9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자금 수요, 금융 지원 등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개인사업자 대출 3조8000억원을 포함해 한 달 새 9조5000억원 증가했다. 역시 4월 기준 역대 2위 기록이다.

대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도 3월보다 2조원 불었다. 분기 말(3월) 일시 상환했다가 다시 대출을 받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4월 말 1976억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7000억원 줄었다.

종류별로는 수시입출식예금에서 2조2000억원, 정기예금에서 10조3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부가가치세 납부,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한 기업자금 인출과 정기예금 해지가 여신 감소의 요인으로 꼽혔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