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수술비' 보장 늘릴지 말지 고심
다빈도 1~2종서 보험금 지급 늘어

<대한금융신문=유정화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질병으로 인한 수술비를 보장하는 '종 수술비' 특약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빈도가 잦은 수술을 중심으로 손해율이 악화하면서 매출이 증가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현대해상은 50세 이하에 한해 최대 50만원까지 보장했던 2종 수술비 보장 한도를 연령 기준을 없애고 모든 연령을 3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도록 축소했다. 앞서 지난 4월 현대해상이 전연령 50만원 보장을 51세 이상으로 제한한 지 두 달 만이다.

종 수술비란 수술의 종류를 경중에 따라 통상 1~5종으로 나눠 각 종에 해당하는 수술을 받게 될 경우 정액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이다. 약관상 수술 정의에 따르면 1종에는 비염이나 하지정맥류, 2종에는 대장용종이나 맹장 등 수술이 포함된다. 3종 녹내장, 4종 위절제술, 5종에는 이식수술 등이 있다.

현대해상이 2종 수술비 특약 보장금액 한도를 축소한 건 높은 손해율 때문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2종에 속한 질병들이 손해율이 좋지 않아 2종에 한해서 보장 한도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손해율 악화의 주된 요인은 2종 수술비에 포함된 대장 용종제거술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면내시경으로 통증 없이 비교적 간단히 제거되는 용종제거술의 경우에도 종 수술비 특약 하나만으로도 보험사마다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 건강검진율이 상승하면서 용종을 떼어 내는 사례도 많아졌다.

종 수술비 담보는 주로 생명보험사에서 취급했던 담보였으나 최근 손보사들이 공격적으로 보장을 확대해왔다. 지난 4월 한화손보는 기존 1~5종 수술비 담보에서 약관상 종별 지급이율로 고정돼 있던 지급금액을 개별로 적용하는 등 종 수술비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발병률이 높은 제왕절개만출술, 요실금, 치핵 등을 담보에 포함했다.

삼성화재는 보장범위를 기존 약관상 수술 정의에서 건강보험 급여·수술코드 열거방식으로 변경하는 등 보장을 세분화했다. 이달에는 기존 △업셀형 △기본형 △일반형 △고급형 등 네 가지 플랜에 두 가지 플랜을 추가했다.

메리츠화재는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올 초 기존 1~5종 수술비 보장에서 1~7종 수술비를 보장하도록 바꿨다. 최근에는 4~7종 수술비의 가입금액을 낮췄다.

종 수술비 담보는 보장 범위가 넓은 데다 간단한 수술에도 높은 수술비를 보장하는 탓에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보험사들은 높은 손해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손해를 줄이기 위해 보장 한도를 축소하자니 타사 대비 상품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다빈도 종 수술비 손해율이 안 좋아지면서 손보사들이 보장 한도를 확대하기 전보다 어려워진 건 사실"이라며 "현장 설계사들이 수술비 담보를 강조하면서 상품 판매에 나서고 있는 만큼 보험사들이 보장 한도 개정에 신중한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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