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 대출 비중 40% 이상 유지 목표”
시장 주도권 뺏길라…카뱅·케뱅 CSS고도화

토스뱅크 홍민택 대표가 9일 은행연합회에서 진행된 '토스뱅크 본인가 심사결과 기자간담회'에서 토스뱅크 설립 준비 상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토스)
토스뱅크 홍민택 대표가 9일 은행연합회에서 진행된 '토스뱅크 본인가 심사결과 기자간담회'에서 토스뱅크 설립 준비 상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비바리퍼블리카)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이르면 오는 9월 영업을 시작한다. 업계에선 2000만 토스 사용자를 등에 업은 강력한 신규 경쟁자 등장을 앞두고 견제 수위를 더욱 키우는 모습이다.

9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계열사인 ‘토스혁신준비법인’이 9일 개최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 토스뱅크로 사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최종 영업 준비를 거쳐 이르면 9월 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기존 은행이 만든 규칙을 고객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은행을 여전히 어렵게 느끼는 고객들의 인식 또한 바꿔나가겠다는 비전을 내세웠다.

고신용 고객은 물론 중·저신용자, 금융이력부족자(Thin-filer), 중기·소상공인, 국내 거주 외국인 등 다양한 사용자들을 고객으로 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토스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모형(CSS)도 개발했다. 기존 신용평가사(CB사)의 데이터에, 토스의 방대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대안정보)를 결합함으로써 차별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설명이다.

대안정보는 기존 신용평가사가 측정하지 못한 데이터로, 토스가 고객 동의를 거쳐 축적한 수백만 서비스 데이터를 포함했다.

이를 바탕으로 출범 첫해부터 전체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비중을 30%로 설정하고 내년 말 42%, 2023년 말 44%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설립 인가 신청 당시 목표치로 제시한 30%보다 공격적인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모바일 금융앱 토스를 기반으로 한 ‘원앱(One-app)’ 방식으로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5월말 현재 2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토스 플랫폼의 고객을 고스란히 토스뱅크 고객으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토스 가입자 중 60%가 상대적으로 신용이력이 부족한 20·30세대인 점도 토스뱅크의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토스뱅크 홍민택 대표는 “포용과 혁신의 은행을 표방하는 만큼 중·저신용자를 포함해, 더 많은 사람들이 1금융권을 경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은행을 떠올렸을 때, ‘토스뱅크’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고객 중심의 은행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 출범을 앞두고 기존 플레이어들은 경계모드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새로운 CSS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CSS는 지난 2017년 7월 영업 시작 이후 쌓아온 대출 신청 고객의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반영했다. 또 이동통신 3사가 보유한 통신료 납부정보, 통신과금 서비스 이용정보 등 통신정보를 추가해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적용할 방침이다.

중·저신용 및 금융이력부족 고객들을 위한 별도의 CSS도 개발·적용했다. 머신러닝 방법을 적용한 새 CSS는 기존보다 세분화된 평가가 가능해 대출 고객에 대한 변별력이 향상되는 한편, 대출 고객의 범위와 대출가능 금액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카뱅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카뱅은 신용점수(KCB 기준) 820점 이하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중신용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도 1억원으로 확대했다. 가산금리도 약 1.50%포인트 인하해 이날 기준 최저금리는 2.98%다.

케이뱅크 역시 CSS 고도화 작업에 한창이다. 금융이력부족자 특화 모형을 추가하고 금융정보와 대안정보를 가명 결합한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할 방침이다.

신규 CSS가 안정화되는 오는 2022년부터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계획이며 연내 정책형 중금리대출 상품인 ‘사잇돌대출’도 출시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인해 안전하면서도 편리하고, 혁신적인 디지털 금융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새로운 인터넷은행의 등장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금융산업 경쟁과 혁신을 가속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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