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그린 MDRT협회 제95대 회장

코로나가 바꾼 보험…디지털화 이전 되돌릴 수 없어
설계사-고객 간 관계의 본질은 정서·신뢰가 갖는 힘

이안 그린 MDRT협회장. (사진=MDRT협회)
이안 그린 MDRT협회장. (사진=MDRT협회)

<대한금융신문=유정화 기자> "코로나19로 보험사와 설계사들이 보험의 디지털화를 필수적으로 인식하게 됐다. 이는 전세계 보험업계에 있어 근본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변화다. 설계사들은 고객들보다 뒤쳐지면 결코 존중받을 수 없게 됐다. 고객들의 디지털 습관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시대의 요구는 업계 많은 이들에게 끼친 팬데믹의 긍정적인 영향이다"

이안 그린(Ian Green, 사진)은 MDRT(백만달러 원탁 회의)협회 회장은 대한금융신문과 서면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안 그린은 전 세계 보험왕 모임인 MDRT협회의 제95대 회장이다. MDRT 기준 실적의 6배를 웃돌면 자격이 주어지는 TOT(Top of the Table)를 15회나 달성했다. 개인금융협회 자선재단 이사, 생명보험협회 이사직을 역임한 바 있다.

MDRT협회 23년차 회원인 그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로 인한 리스크를 줄여 나감에 따라 대면회의가 다시 부활하겠지만, 우리가 작년부터 익숙해지기 시작한 가상의 세계는 부분적으로 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일부 고객들은 운전을 하거나 대중교통을 갈아타는 수고를 들여 재정전문가를 찾아가서 면담을 한 후 다시 집으로 또는 회사로 복귀하는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을 결코 원치 않을 것이다"고 제언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보험업계에 미친 영향이 막대하다고 봤다. 특히 그는 "코로나가 끼친 가장 긍정적인 영향은 한국, 그리고 전세계 재정전문가들이 어려운 시기에 고객들에게 바로바로 다가가고 연락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 판매가 증가하는 현상에도 주목했다. 그는 "사용자의 니즈, 사업 리스크와 기회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서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인슈어테크와 같은 보험 기술의 도입은 보험전문가들이 인터넷 채널과 경쟁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안 그린 회장은 장기적으로 코로나가 보험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판단하기 이르다고 봤다. 팬데믹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연령 제한이나 해외여행 등에 관한 원칙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에 대해 전세계적인 합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보험, 재정전문가들이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MDRT협회와 같은 전문가 집단의 도움이 대단히 중요하다. 한국의 보험설계사들은 MDRT 연차총회, 스터디 그룹, 웨비나에 참가한다면 MDRT의 다양한 네트워킹 기회와 리소스를 활용해 계속 변화하는 보험업계에 적응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무엇이든 간에 재정전문가와 고객 간 관계의 본질은 정서 지능, 그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양방향 관계가 갖는 힘이다"며 "정서 지능을 표현하는 일은 디지털화가 진행될 수록 고객과의 관계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MDRT협회의 궁극적인 비전은 재정전문가들의 성장을 돕는 것이다. 그는 "MDRT협회가 가진 글로벌 비전은 국적에 상관없이 전세계 최고의 보험, 재정전문가들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회원들이 서로 공유하고 배우고 함께 성장함으로써 고객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업무적, 개인적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런 비전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다"고 말했다.

협회는 설계사들이 디지털 트렌드를 받아들이도록 지원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기술변화와 사회 규범의 변화를 꾸준히 파악해 규제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든 회원들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식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데에 뒤쳐진 설계사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기술이 설계사들을 완전히 대체하거나 인간의 대면 접촉을 완전히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기술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설계사들은 이를 거부하는 설계사들보다 강한 생명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MDRT협회는 1927년 미국 멤피스에서 시작된 보험∙재무설계 분야 최고의 전문가 그룹으로, 전세계 70개국에서 7만20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했다. MDRT회원 자격은 연간 약 6100만원 이상의 수수료 또는 약 1억5300만원 이상의 보험료 실적을 달성한 설계사에게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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