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세 이상, 1년 내 건강검진 결과 필수"
방문진단심사 서류로 대체…비용효율 ↑

(사진=삼성화재)
(사진=삼성화재)

<대한금융신문=유정화 기자> 4세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출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화재가 실손보험 인수기준을 강화하고 나섰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이날부터 51세 이상이 실손보험(다이렉트 실손 포함) 상품을 청약하려는 경우 1년 내 시행한 건강검진 결과 기록지를 필수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해당 기록지에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음주 등 병력이 상세하게 확인돼야 한다.

61세 이상의 경우 방문진단심사 운영이 종료되고 51세부터는 모두 서류진사로 대체한다. 방문진단심사란 보험계약 체결전 보험사가 의료인력(간호사)을 파견, 피보험자의 혈액이나 혈압 등 검진을 실시해 가입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제도를 말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손익관리 측면에서 방문진사를 서류진사로 대체하기로 했다"며 "해당 인수심사 기준을 4세대 실손보험에도 적용할 지는 남은 기간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심사 기준 변경은 4세대 실손 출시를 일주일 앞뒀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오는 7월 1일부터 도입되는 4세대 실손보험은 청구 횟수에 따라 5단계로 구분해 보험료가 할인 또는 할증된다. 보험료 상승의 주원인인 비급여 전체를 특약으로 분리해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올라가는 차등제를 도입한 게 큰 특징이다.

실손보험은 판매시기, 보장 구조에 따라 구실손(1세대), 표준화(2세대), 신실손(3세대) 등으로 나뉜다. 전체 가입자의 80% 가량이 가입 중인 1~2세대 실손보험에선 매년 2조원 이상의 적자가 나는 실정이다. 2017년 4월에 나온 3세대 실손도 출시 2년 만인 지난 2019년 손해율 100%를 넘어서며 적자로 전환됐다.

업계에선 이번 4세대 실손 출시로 실손보험의 적자 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지 않은 분위기다. 실손보험 적자의 주범은 2017년 3월까지 팔린 1~2세대 실손보험이기 때문이다. 기존 상품 가입자들이 4세대로 갈아탈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전 세대 실손보험의 구조적 문제 개선을 위해 상품 구조를 개선했다고는 해도 소비자들이 4세대 실손을 찾을 유인이 크지 않다"며 "실손보험에서 지난해 발생한 적자가 2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점도 인수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삼성화재가 기존 실손보험 고객들을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인수심사 기준을 바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방문진단심사는 고객 입장에서도 보험 계약을 위해 번거롭게 검진을 받는 것을 꺼려하는 만큼 보험사들의 보험 디마케팅 방법으로도 사용됐다"며 "인수기준 변경으로 되레 잠재 가입자들이 보험을 드는 데 거부감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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